단기외채 현황
대외채무 사상 최고치
단기외채가 급증하면서 우리나라 대외채무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11년 1분기 국제투자대조표’를 보면, 지난 3월 말 현재 우리나라 대외채무는 3819억달러로 금융위기 직전(2008년 2분기)에 기록한 3666억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 말에 견줘서는 219억달러가 증가했다. 유병훈 한은 국외투자통계팀 차장은 “외국인의 우리나라 국고채 투자가 늘어난 데다 외국은행 국내지점의 차입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2분기 이후 줄어들던 단기외채는 올 1분기에 117억달러 증가로 돌아서 1467억달러를 기록했다. 2008년 3분기(128억달러) 이후 최대폭의 증가세다. 특히 은행부문의 단기외채 증가가 두드러졌는데, 이는 은행이 선물환 매입을 늘리면서 환위험을 헤지하기 위해 외화차입을 확대했고 원화용도의 국내 외화표시채권(김치본드) 발행을 늘린 탓이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정부의 외환 건전성 규제 강화를 앞두고 은행들이 미리 자금 조달에 나선 것도 외채 증가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단기외채는 차입 당시 계약한 만기가 1년 이내인 외채로 그 비중이 커지면 외화유동성 부족에 빠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외환당국도 발빠르게 대응에 나서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한은 등은 지난 19일 은행의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20% 축소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앞으로도 선물환 포지션 한도 준수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해 분기별로 한도 조정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김치본드에 대해서는 이달 안에 추가 외환검사를 실시해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오는 8월1일부터는 단기외채에 고율의 부담금을 부과하는 ‘외환건전성부담금’(은행세) 제도를 시행한다.
한은 관계자는 “외채 증가, 자본유출입 동향 등을 면밀히 점검해 대외건전성과 관련된 위험요인에 대해서는 선제적으로 대응해나갈 계획”이라며 “여러 복합적인 조처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적 급등세가 재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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