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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안전한 한우 DNA 지키는 첨병

등록 2011-05-11 20:17수정 2011-08-19 17:51

축산물유전자 분석전문가인 김기범씨가 시중에 유통되는 쇠고기 유전자 시료와 유전자은행의 비교 대조군이 일치하는지 검사하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제공
축산물유전자 분석전문가인 김기범씨가 시중에 유통되는 쇠고기 유전자 시료와 유전자은행의 비교 대조군이 일치하는지 검사하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제공
식탁 위 쇠고기 믿을수 있는지
한해 시료 2만개 유전자 검사“
분석자, 끈기와 집중력 등 필요”
[세상을 바꾸는 직업] ⑨ 축산물유전자 분석전문가

한국 소는 출생하자마자 열두자리의 고유 개체식별번호가 적힌 노란색 표를 귀에 단다. 그 ‘귀표’에 사육·가공·도축돼 우리 식탁에 오를 때까지의 전 과정이 기록된다. 스마트폰으로 국내산 쇠고기에 붙어 있는 개체식별번호를 읽으면 소의 종류와 생산지, 등급 등을 그래서 알 수 있다. 2009년 6월22일부터 전면 실시된 ‘쇠고기 이력제’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축산물유전자 분석전문가는 사육된 한우와 시중에 판매된 쇠고기가 일치하는지를 유전자(DNA)로 감식하는 일을 한다. 이를 위해 국내에서 도축되는 모든 소의 유전자 시료는 채취돼 축산물품질평가원의 ‘유전자은행’으로 보내진다. 한해 평균 80만마리가 도축되는데, 유전자은행에는 현재 150만마리의 비교 대조군 시료가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은 한해 1만5000~2만개의 시료를 뽑아내 동일성 검사를 실시한다. 가공장과 마트, 정육점 등에서 채취한 시료와 유전자은행에 보관된 유전자 지문이 일치하는지를 분석하는 것이다. 만약 불일치한다면 유통업체가 쇠고기 이력제를 따르지 않고 정체불명의 쇠고기를 판매했다는 의미다. 이러한 ‘둔갑판매’를 지방자치단체 등이 단속해 벌칙금을 부과한다.

가축질병 관리에서도 유전자 검사는 빛을 발한다. 지난해 반경 100㎞ 이상 유통된 구제역 쇠고기를 추적해 완전 수거하고 소각한 것도 쇠고기 이력제 덕분이다. 법의학 전문가였던 김기범(42) 축산물품질평가원 유전자분석실 실장이 축산물유전자 분석전문가로 직업을 바꾼 이유도 여기 있다.

“법의학이 범죄가 발생한 뒤 처벌하려고 유전자를 분석한다면, 축산물유전자 분석은 먹을거리의 안전을 지키는 예방적 구실을 맡는다. 또 축산물유전자 분석은 새로운 개척지라 연구가 필요하고 그만큼 많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쇠고기 이력제가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1조365억원의 후생효과를 가져다줬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게다가 정보기술(IT)·바이오기술(BT)와 접목한 전산시스템으로 소의 이력을 관리하고 유전자검사를 전면 시행하는 국가는 우리나라 등 몇 국가뿐이어서 동남아시아 국가나 터키 등에서도 시스템을 배우려고 찾아온다. 앞으로는 쇠고기뿐만 아니라 돼지고기, 닭고기 등의 축산물에도 이력제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축산물유전자 분석전문가가 되려면 우선 학부에서 생물학 분야를 전공해야 한다. 그리고 축산물품질평가원이나 농산물품질관리원, 가축위생연구소 등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유전자 원리, 장비 사용법, 데이터 분석 등을 익혀야 한다. 김기범 실장은 특히 끈기와 집중력, 확신을 분석자의 자질로 꼽았다.


“30억개의 유전자 정보 가운데 객체를 식별할 유전자 지문을 뽑아내는 연구작업은 고도의 집중력과 인내가 필요하다. 또 유전자 동일성을 검사할 때는 긴장을 늦추지 않아야 정확한 검사를 할 수 있다. ”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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