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매매값 대비 전세값 비율 추이
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 조사
아파트 매매값에 견준 전세값 비율(이하 전세 비율)이 26개월째 커지며 6년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민은행이 5일 발표한 ‘4월 주택가격동향조사’를 보면, 지난달 말 기준 아파트 전세 비율은 전국 평균 58.9%로 2004년 11월(59.5%) 이후 가장 높았다.
전세 비율의 상승세는 2009년 2월 이후 26개월째 이어지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세수요가 60%대에 이르면 매매수요가 늘어나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은 전세 비율이 46.8%로 27개월째 오름세를 보이면서 2006년 10월(47.5%)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강북지역이 49.5%로 50%에 육박했고, 2007년 이후 줄곧 40%를 밑돌던 강남도 지난달 44.6%까지 높아졌다. 수도권은 49.4%로 전달 대비 0.7% 오르며 2006년 11월(49.6%)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6개 광역시는 66.3%로 2004년 6월(66.6%) 이후 가장 높았다.
지역별로는 광주광역시가 74.9%로 가장 높았고, 울산(72.9%), 경북(72.2%), 전북(71.8%), 대전(70.7%), 대구(70.5%), 제주(69.5%), 충북(68.5%), 부산·전남(67.9%) 등의 순이다.
3월 이후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누그러들었지만 전세 비율이 계속해서 높아지는 것은 매매값보다 전셋값이 상대적으로 많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조사 결과 연초 대비 전국의 아파트 매매값은 3.7% 오른 반면 전셋값은 2배 가까운 6.1% 상승했다. 지난달에도 매매값은 1.2% 올랐지만 전셋값은 1.6%로 상승 폭이 더 컸다.
월세 계약도 계속해서 늘고 있다. 지난달 전국의 주택임대차 중 월세(보증부 월세 포함) 비중은 45.5%로 3월(44.8%)보다 증가했다. 최근 전셋값이 큰 폭으로 오른 6개 광역시는 지난 3월부터 월세 비중이 전세 비중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광역시는 지난 2월까지 전세 51.1%, 월세(보증부 월세 포함) 48.8%로 월세 비중이 50% 미만이었지만 3월부터는 월세 비중이 51.3%, 4월은 50.6%로 전세보다 월세가 많아졌다. 지난달 기준 대구의 보증부 월세 비중은 51.5%, 광주광역시는 61%나 됐다.
전문가들은 매매값 대비 전세값 상승세가 지속되고, 월세 전환도 꾸준히 늘면서 가을 전세수요가 몰리는 6월 이후 전세난이 다시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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