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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책임회피·말바꾸기…'못 믿을' 사태 수습

등록 2011-04-25 19:58수정 2011-04-25 21:52

복구약속 시한 3차례나 펑크…보안 분사장 등 ‘IT 무경험’
농협은 이번 전산망 마비 사태에 대처하는 과정에서도 책임 회피와 말바꾸기로 일관해 비난을 자초했다.

농협은 사고 초기에만 해도 삭제된 신용카드 거래내역을 모두 찾을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지만 일부는 영구 유실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은 사고 이틀 뒤인 지난 14일 기자회견에서 “고객정보와 금융거래 원장은 전혀 피해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8일 뒤인 지난 22일 브리핑에서 김명기 농협정보시스템 대표는 “거래내역이 삭제돼 회수하지 못하는 카드대금은 최대한 찾아내되 못 찾으면 (농협이) 책임지겠다”고 유실 가능성을 공식 인정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이재관 전무이사는 또다시 “전부 복구할 수 있다”고 책임질 수 없는 말을 내놓기도 했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못 찾을 수도 있다”며 고개를 저었다.

약속했던 복구 예정 시간도 계속 말을 바꾸면서 늦춰졌다. 농협은 13일, 14일, 22일 세차례의 복구 약속 시한을 지키지 못했고, 이젠 4월 말까지 해결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양치기 소년’과 같은 농협의 무책임한 약속이 계속되면서 아무도 이를 믿지 않게 됐다.

해킹 의혹과 관련해서도 농협은 여러 차례 말을 바꿨다. 농협은 전산망이 멈춘 12일 당일엔 “고객 원장 서버가 아닌 단순히 서버를 연결해주는 중계서버가 고장났다”며 해킹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나 18일 브리핑에서 “일반적인 해킹 수준을 넘어서는” 공격이 벌어졌음을 알고 급히 서버의 전원을 내렸다고 말을 바꿨다. 나아가 ‘사이버 테러’라는 말로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려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은 전산보안 책임자들의 경험 부족도 큰 역할을 했다. 농협 아이티(IT)본부분사의 정종순 분사장과 농협 자회사인 농협정보시스템의 김 대표는 애초 아이티 부서에서 근무한 경험이 없었다. 게다가 농협 전산보안 종사자들의 경력은 다른 은행에 견줘 턱없이 짧았다. 미래희망연대 김혜성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농협 아이티 본부분사 정보보안팀 보안담당자 11명의 보안 경력은 평균 3.6년으로 하나은행(12년), 신한은행(7.8년), 외환은행(7.8년)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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