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내수보다 개선효과 커
건설업은 성장·수익성 악화
건설업은 성장·수익성 악화
지난해 우리나라 기업들이 금융위기 후유증에서 벗어나 빠르게 체력을 회복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세계경제 회복세에 힘입어 수출기업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한국은행이 비상장사를 포함한 주요 기업 1517곳을 분석해 14일 발표한 ‘2010년 연간 기업경영분석’을 보면 지난해 우리 기업의 성장성·수익성·안정성 지표가 전년보다 크게 개선됐다. 2009년 0.1% 감소하며 부진했던 매출액은 2010년에는 16.9%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수출이 통관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수출 호조에 따른 것이다. 실제 수출기업 매출액 증가율이 20.2%로 내수기업(13.4%)보다 개선효과가 더 컸다. 설비투자 같은 유형자산 증가율은 8.4%로 전년보다 0.4%포인트 줄었는데 건설업 등 일부 비제조업의 영업부진 탓으로 분석됐다.
수익성도 좋아져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전년보다 1.2%포인트 증가한 6.7%를 기록했다. 1000원어치를 팔아 67원을 남겼다는 뜻이다. 기업이 거둔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이자비용)도 504.1%로 전년보다 153.4%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영업이익 증가와 함께 지난해 기업대출 평균금리(6.12%)가 2008년(6.2%)에 견줘 낮아지면서 이자비용이 줄었기 때문이다.
부정적 징후도 드러났다. 부채비율이 전체적으로는 95.2%를 기록해 3년 만에 100% 아래로 낮아졌지만 500%를 초과한 기업(3.5%)도 전년보다 0.7%포인트 늘었다. 양재룡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기업간 양극화 현상을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다”며 “대기업 등 수출기업과 내수기업간의 격차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반적인 지표 개선에도 불구하고 건설업은 유독 성장성과 수익성이 악화됐다. 지난해 건설업 매출액은 3.6% 증가하는 데 그쳤고 현금흐름보상비율도 49.9%에 그쳐 영업활동 현금수입으로 이자를 갚을 능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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