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파트 전세값 변동률 추이
2주연속 상승률 0.1% 그쳐
하반기 재개발 몰려 불안
하반기 재개발 몰려 불안
지난주 서울지역 아파트 전셋값이 2주 연속 0.1% 오르는데 그쳤다. 이사철이 끝나면서 거센 상승세는 한풀 꺾인 모양새다. 그러나 전국 아파트 전세값이 103주째 연속 상승행진을 계속했고, 서울도 재개발 등 수요가 하반기에 몰려있어 전세대란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
10일 케이비(KB)국민은행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조사를 보면, 지난주(4일 기준) 서울지역 아파트 전셋값은 평균 0.1% 올랐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달 첫째주 0.5% 올랐으나 둘째주 0.4%, 셋째주 0.3%, 넷째주 0.1%로 상승 폭이 급격히 둔화했다. 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도 둘째주 0.6%에서 셋째주 0.5%, 넷째주 0.3%에 이어 지난 주 0.2%로 오름세가 둔화됐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는 지난주 서울 전셋값이 37주 만에 0.01% 내린 것으로 분석했다. 서울과 수도권의 전셋값 상승세 둔화는 봄 이사철이 마무리되면서 학군 수요가 줄어든 것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다만 서울지역에서도 전세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거나 업무시설 접근성이 좋은 지역은 상대적으로 높은 오름세를 나타냈다. 경기에서는 수원(0.6%), 이천(0.8%) 등 외곽지역의 상승률이 높아 중심이 먼저 오른 뒤 외곽으로 단계적으로 번져나가는 전셋값 상승추이를 반영했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고점에 비해서는 조금 주춤했지만 전주에 이어 2주 연속 0.4% 상승해 103주째 상승행진을 계속했다. 광주(0.7%), 부산(0.6%), 울산(0.5%), 대구·대전(0.4%) 등 광역시의 전셋값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상승세를 이끌었다. 국민은행은 전세수급 불균형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전세물량 공급부족’(83%) 비중이 예년과 비교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수급이 다소 불안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서울지역 등 전세값 상승세가 잠시 수그러들더라도 서울지역 재개발이 하반기에 몰려있어 가을 이사철이 다가오면 전세대란이 다시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사업시행인가나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서울시내 재개발·재건축 사업장 33곳 중 하반기에 이주할 사업장이 18곳에 이른다.
야당과 시민사회단체 등은 이번 정기국회야말로 전세값에 대한 근본대책을 세울 때라고 입을 모은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은 “되풀이될 전세대란을 막기 위해 반드시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등을 도입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공공임대주택을 늘리고 보금자리 주택을 장기전세주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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