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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무상급식·교육이 물가 5%상승 막은 ‘수비수’

등록 2011-04-03 23:33수정 2011-04-04 00:21

3월 물가상승률
3월 물가상승률
3월부터 초등 무상급식 확대·전문계 고교 무상교육
‘급식비
지난 1일 발표된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7%(전년 동월 대비)였다. 물론 한국은행 물가목표 상한(4%)을 훌쩍 뛰어넘는 높은 수치지만, 5%를 뚫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왔던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선방한 셈이다. 물가에 가장 민감하게 움직이는 채권시장의 한 관계자는 “애초 채권시장에서 예상한 수치는 4.9% 정도였고, 5%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며 “생각보다 낮은 수치였다”고 말했다.

지난달 물가에는 금융시장 전문가들조차 고려하지 못했던 두 가지 ‘변수’가 작용했다. 3월부터 실시된 초등학교 무상급식 확대와 전문계 고등학교 무상교육이 그것이다. 두 조사대상의 수치가 지난해에 비해 크게 낮아지면서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를 0.3%가량 낮추는 효과가 나타났다.

통계청의 3월 소비자물가 동향 자료를 보면, ‘학교급식비’ 항목은 전년 동월 대비 21.3% 하락했다. 서울시를 비롯해 3월부터 초등학교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지자체가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학교급식비가 포함되는 ‘외식비’ 상승률은 2월 3.5%에서 3월 3.0%로 주춤해졌고, 전월보다는 오히려 0.4% 하락했다. 학교급식비가 전체 소비자물가에서 차지하는 가중치(9.8)를 고려해 계산해보면, 무상급식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2% 정도 낮춘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계 고등학교 무상교육은 전문계고 학생 전원에게 수업료·입학금을 면제해주는 것으로, 지난해 정부가 결정했던 것이다. 이에 따라 ‘고등학교 납입금’ 항목이 전년보다 17.3% 하락했고, 납입금이 포함된 ‘공공서비스’ 상승률도 2월 1.2%에서 3월 0.6%로 낮아졌다. 고등학교 납입금 가중치(7.9)를 적용해 계산해보면, 전문계고 무상교육 덕에 전체 물가상승률이 0.13% 정도 낮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두 제도 변화가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33% 정도(전년 동월 대비) 낮춘 셈이 된 것이다.

염상훈 에스케이(SK)증권 연구원은 “두 정책변화가 없었으면 3월 소비자물가는 5%를 넘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한동안 물가상승률을 상당히 낮추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채권딜러는 “물가는 3월에 정점을 찍고 4월부터는 조금씩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두 변수가 이런 추세에 영향을 준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5%라는 상징적 숫자는 막아준 셈”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금까지 지자체들의 무상급식에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전문계고 무상교육도 지난해 ‘친서민’ 바람에 밀려 마지못해 도입했다.

두 제도가 실제 물가수준을 낮추었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가격은 그대로인데, 돈을 내는 사람만 가계에서 지자체·정부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지난 1월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한은 집행부는 무상급식과 물가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무상급식은 급식가격을 그대로 둔 상태에서 비용지출의 주체만 가계에서 지방정부로 이전하는 것이므로 실제 인플레이션에는 영향을 주지 못한다”며 “다만 소비자물가지수가 하락하는 효과는 있다”고 밝혔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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