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24일 열린 대기업 간담회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30대 그룹 회장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MB정부 3년 대기업 성적표는
일자리 증가 사실상 한해 평균 1만3천개 그쳐
전경련 “일자리 확대 앞장서겠다” 약속 빈말돼
실적잔치속 고용없는 성장 계속…MB노믹스 무색
일자리 증가 사실상 한해 평균 1만3천개 그쳐
전경련 “일자리 확대 앞장서겠다” 약속 빈말돼
실적잔치속 고용없는 성장 계속…MB노믹스 무색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지난 3년간 30대 기업들이 받아든 ‘종합성적표’는 ‘고용 없는 성장, 고용 없는 감세정책’이라는 우리 경제의 현주소를 고스란히 드러내 준다. 해마다 큰 폭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늘면서 실적 잔치를 벌였지만 정작 그 열매는 일자리 증가라는 현실로 곧장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들 30대 기업이야말로 현 정부가 밀어붙인 감세정책의 가장 큰 수혜자라는 점에서, 일자리를 늘리려면 법인세를 낮춰 ‘기업 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운 이명박 경제정책(엠비노믹스)의 토대가 얼마나 허술한가를 잘 보여준다.
■ 몸집은 커지고 맷집은 세지고 한마디로 덩치가 커졌다. 지난해 30대 기업의 전체 매출액(630조4963억원)은 지난해 우리나라 명목 국내총생산(GDP) 1172조8000억원에 견줘 거의 절반에 이른다. 대기업이야말로 지난해 경제성장률을 6%대로 끌어올린 일등공신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런 사정과 무관하지 않다. 30대 기업 가운데 3년 전에 견줘 매출액이 1.5배 이상 늘어난 기업만 해도 에스케이이노베이션(195%), 대우인터내셔널(100%) 등 13곳에 이른다.
덩치 못지않게 맷집도 더욱 강해졌다. 30대 기업이 1년 동안 벌어들인 전체 영업이익은 모두 53조2591억원으로 3년 전에 견줘 73.3%나 불어났다. 지난해 영업이익 ‘1조원 클럽’에 새로 가입한 기업들만 해도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대우조선해양, 대한항공 등 8곳이나 된다. 경제개혁연대의 채이배 회계사는 “경기가 안 좋다고 했지만 우량한 상장회사와 그렇지 않은 회사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 심해졌다”며 “이렇게 벌어들인 영업이익을 기업들이 인건비나 협력업체를 위해 쓰지 않고 있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 정부는 세금 부담 줄여줬으나 정부가 밀어붙인 감세정책 역시 기업 실적 개선에 톡톡히 한몫했다. 세 부담이 줄어들어 실적 개선에 보탬이 된 탓이다. 눈에 띄는 건 기업들의 실질 세 부담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잣대인 법인세 유효세율이 현 정부 들어 크게 낮아졌다는 점이다. 유효세율이란 기업들이 내는 법인세를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으로 나눈 값을 말한다. 지난해 30대 기업의 법인세액은 모두 9조6007억원으로 세전 순이익(59조585억원)의 19.4% 수준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전인 2007년(26.3%)보다 7%포인트 가까이 낮아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각종 공제·감면 항목 등을 고려한 회계조정 작업을 반영할 경우 대기업들의 실질적인 세 부담(실효세율)은 더욱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한성대 교수)은 “우리나라 대기업들의 실효세율은 법정 세율보다 턱없이 낮은데, 이는 정부가 특히 대기업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방향으로 각종 조세 공제 및 감면 제도를 운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 또는 미래산업에 유리하도록 조세감면 제도를 개편해야 할뿐더러 지금과 같은 내용의 감세 기조 자체도 근본적으로 재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일자리 늘리는데는 인색 거듭되는 실적 잔치와 감세 혜택에도 일자리 증가는 좀체 탄력이 붙지 않고 있다. 지난 3년간 30대 기업이 늘린 일자리는 모두 4만4809명으로, 여기에서 기업 인수·합병으로 자연 증가한 인원을 빼고 나면 한 해 평균 1만3000개가량의 일자리가 늘어났을 뿐이다. 정부가 ‘국가고용전략회의’를 잇달아 열고,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연초마다 “일자리 확대에 앞장서겠다”고 했던 떠들썩한 분위기와는 엇갈리는 결과다.
그나마 지난 3년 가운데 지난해가 일자리 증가 폭이 가장 컸다. 기업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데다 정부의 강력한 의지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3년 새 늘어난 전체 일자리(4만4809명) 가운데 지난해 증가분만 전체의 3분의 2에 이르는 3만2614명이다. 삼성전자(1만명), 엘지디스플레이(6200명), 엘지전자(3400명) 등 여러 기업들이 공장 설비 신증설에 필요한 인력을 대거 채용한 결과다.
황예랑 최우성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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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기업의 세금 부담 추이
그나마 지난 3년 가운데 지난해가 일자리 증가 폭이 가장 컸다. 기업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데다 정부의 강력한 의지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3년 새 늘어난 전체 일자리(4만4809명) 가운데 지난해 증가분만 전체의 3분의 2에 이르는 3만2614명이다. 삼성전자(1만명), 엘지디스플레이(6200명), 엘지전자(3400명) 등 여러 기업들이 공장 설비 신증설에 필요한 인력을 대거 채용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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