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분석결과…혼자 공부한 시간이 고3 수능점수 좌우
우리나라 많은 학부모들은 자녀가 학년이 높아질수록 더 많은 사교육을 시키지만, 실제 사교육 효과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점점 작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의 수능 점수도 사교육보다는 혼자 공부하는 시간에 좌우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희삼 연구위원은 28일 ‘왜 사교육보다 자기주도학습이 중요한가’라는 보고서에서 2007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자료를 바탕으로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1학년 등 세 그룹의 사교육 시간 증가에 따른 성적 변화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초등학교 6학년은 하위권 학생이 하루 2~3시간의 사교육을 받으면 중위권에서 전혀 사교육을 하지 않은 학생과 비슷해지며, 중위권은 1시간 정도의 사교육으로 상위권에서 사교육을 받지 않는 학생과 성적이 비슷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학교 3학년의 경우, 하위권(중위권) 학생이 하루 1~2시간의 사교육으로 사교육을 전혀 받지 않는 중위권(상위권) 학생에 근접한 성적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하루 2시간을 넘어서는 사교육은 추가적인 성적 향상 효과가 미미했다. 고등학교 1학년도 하루 1시간 미만의 사교육이 갖는 성적 향상 효과는 상대적으로 큰 편이었으나, 2시간 이상의 사교육은 성적 향상에 거의 기여하지 못했다.
한국교육종단 연구자료를 이용해 중학생의 과목별 사교육비 효과를 분석한 결과도 수학은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영어는 중 2학년 때부터, 국어는 중 3학년 때부터 사교육에 따른 점수 변화폭이 미약해지는 것을 보여줬다. 김 연구위원은 “사교육 시간 증가에 따라 성적은 비례적으로 상승하기보다 향상 폭이 줄어드는 체감 현상을 나타내므로 과도한 사교육은 효과가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학년이 올라가면서 누적된 학력격차를 사교육으로 만회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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