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800조원 가계부채 ‘급한 불끄기’

등록 2011-03-22 22:29수정 2011-03-22 22:55

디티아이 비율에 따른 대출가능 한도 / 취득세율 한시 감면 내역
디티아이 비율에 따른 대출가능 한도 / 취득세율 한시 감면 내역
윤증현 “거래활성화보다 부채문제 더 심각”
취득세 인하 등과 상충…두토끼 잡을지 의문
DTI 규제 부활

“가계부채가 더 급하다. 하지만 부동산도 포기 못한다.”

정부가 22일 내놓은 ‘주택거래 활성화 방안’의 요지다. 정부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완화 조처를 종료한 것은 가계부채라는 ‘폭탄’을 더는 방치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대신 취득세 감면과 분양가상한제 폐지 등 부동산시장 침체를 막기 위한 방안도 함께 마련했다.

■ 가계부채 우려 정부는 지난해 8·29 대책을 통해 디티아이를 이달 말까지 한시적으로 대폭 완화하기로 했었다. 애초 시한을 못박은 만큼 새달부터 원상회복되는 것이 당연하지만, 건설업계에서는 “디티아이 규제가 부활하면 그렇지 않아도 위축돼 있는 부동산시장이 나락으로 빠질 수 있다”며 완화 조처 연장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정부는 ‘시장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의미를 축소하고 있지만, 디티아이가 가지는 ‘상징성’을 고려할 때 이번 정부 결정이 시장에 어느 정도 심리적 충격을 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정부가 ‘결단’을 내린 것은 가계부채 문제의 심각성 때문이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디티아이 자율 적용을 종료한 것은 80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 때문”이라며 “(가계부채의) 잠재적 폭발력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권혁세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현재 주택거래는 예년 수준을 상회하고 주택가격도 2009년 수준에 근접해 있다”며 “지금은 주택거래 활성화보다 가계부채가 더 어려운 문제가 아닌가 하는 판단이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가계대출+판매신용)은 795조4000억원으로 80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디티아이가 완화된 지난해 4분기에만 25조3000억원이 늘어났다. 더구나 물가상승 때문에 앞으로 금리는 계속 오를 가능성이 크다. 이대로 가계부채 증가세를 방치했다가는 말 그대로 한국 경제에 ‘폭탄’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정부도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 부동산 살리기 안간힘 하지만 다음달 재보선까지 앞둔 상황에서 이번 조처로 혹시 부동산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 안 된다는 여당의 요구에 정부는 부랴부랴 부동산시장에 대한 ‘당근’을 함께 준비했다.


지방세인 취득세를 인하하면 그렇지 않아도 세수 부족에 허덕이고 있는 지방자치단체 재정을 더 휘청거리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결국 중앙정부 재정에서 막아주기로 하고 추진을 결정했다. 분양가상한제 폐지는 애초 정부 입장이긴 했지만, 민주당의 반대와 한나라당의 모호한 태도 때문에 국회에 계류된 상태였다. 디티아이 부활로 인한 ‘시장 침체’를 걱정하는 한나라당이 적극 추진해주기로 약속하면서 4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커졌다. 야당과 시민단체 등에서는 상한제 폐지가 집값 상승 부작용을 불러올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윤 장관은 “(가계부채뿐 아니라) 주택거래 활성화도 중요하기 때문에 보완책을 추진한다”며 “금융건전성 제고와 주택시장 활성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정책 조합”이라고 강조했다. 박상우 국토해양부 주택토지실장은 “디티아이만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고 시장에서 왜곡·과장 인식하고 있는데, 거래를 살리기 위해 정부는 다양한 정책수단을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와 ‘부동산시장 떠받치기’라는 상충하는 ‘두마리 토끼 잡기’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연구소장은 “이번 조처는 정부가 시장에 가계부채가 심각하다는 시그널을 확실히 준 것”이라며 “취득세 인하와 분양가상한제 폐지는 시장의 급격한 위축을 막기 위한 고육책”이라고 말했다. 안선희 박영률 기자 sha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배민 배달료 통합개편안에 라이더들 “기만적 500원 삭감” 반발 1.

배민 배달료 통합개편안에 라이더들 “기만적 500원 삭감” 반발

영업적자 낸 LG·삼성 배터리 “투자 축소” 2.

영업적자 낸 LG·삼성 배터리 “투자 축소”

무디스, 삼성전자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 하향조정…“기술 리더십 약화” 3.

무디스, 삼성전자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 하향조정…“기술 리더십 약화”

27일 임시공휴일에 걱정하는 사장님들 “월말인데 돈 묶여” 4.

27일 임시공휴일에 걱정하는 사장님들 “월말인데 돈 묶여”

첫 상장 ‘미트박스’ -25%…올해도 공모주 뒤통수 맞나? 5.

첫 상장 ‘미트박스’ -25%…올해도 공모주 뒤통수 맞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