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률의 2배를 넘어
지난 1년간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이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물가상승률의 2배를 훨씬 웃돌았으며, 국민주택기금의 전세자금 대출실적도 2배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민은행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2월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117.4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9%나 급등하며 지난 2002년 2월 이후 9년 만의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5%로 전셋값 상승률이 2.4배나 높았다.
전셋값 급등은 앞으로 물가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된다. 소비자물가에서 집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전세는 6.6%를 차지한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주택가격동향조사에서 나온 전세가격의 24개월(전세기간) 이동평균치를 산출하면 소비자물가에 포함된 전세가격과 비슷해진다. 소비자물가지표에는 전세가격의 경우 조사 대상이 전체 전세 가구의 4%에 불과한데다 전세값 상승 시점이 아닌 전세계약 체결시점에서야 반영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 1년간 전세가격 상승폭은 앞으로 1∼2년 동안 소비자물가에 순차적으로 반영되면서 물가불안을 부추길 것으로 우려된다.
한편 최근 전월세 안정대책 등을 통해 정부가 전세자금 대출조건을 완화하면서 국민주택기금의 전세자금 대출 실적이 눈에 띄게 늘었다. 국토해양부는 전세자금 대출 조건을 완화한 지난달 17일 이후 이달 4일까지 국민주택기금의 전세자금 대출실적은 총 9266건에 금액은 2911억8400만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하루 평균(영업일수 11일 기준) 842건, 모두 265억원의 대출이 이뤄진 셈이다. 대출 기준이 완화되기 전인 지난 1월부터 지난달 11일까지 하루 평균 397건, 111억원의 전세자금이 대출된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어났다. 1인당 평균 전세자금 대출금액도 3140만원을 기록해 대출 조건 완화 전 2800만원에 견줘 12% 증가했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