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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물가 잡겠다면서 “5% 성장목표 유효”…진심 ‘아리송’

등록 2011-03-10 21:32수정 2011-03-10 22:34

속타는 MB 이명박 대통령이 10일 오전 경기 과천 정부청사에서 국민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하다가 물을 마시고 있다. 오른쪽은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청와대사진기자단
속타는 MB 이명박 대통령이 10일 오전 경기 과천 정부청사에서 국민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하다가 물을 마시고 있다. 오른쪽은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청와대사진기자단
청 “기조변경은 아니다”…성장미련 드러내
오락가락 태도에 시장도 금리인상 ‘코웃음’
정부, 말로만 “물가총력”

정부가 극심한 물가불안에 백기를 들었다. ‘성장보다 물가가 우선’이라는 국정운영 방침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다. 그동안 ‘성장지상주의’라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성장률을 중시해온 이명박 정부로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하지만 청와대는 여전히 올해 ‘5% 성장률’ 목표는 유효하다고 밝혀,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깃발은 ‘물가 우선’ 이명박 대통령은 10일 “우리가 (성장보다) 물가에 국정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물가가 중요하다’는 발언은 여러번 했지만 성장과 물가를 비교하면서 우선순위를 제시한 것은 처음이다. 이는 전날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처음으로 ‘안정 성장’이라는 표현을 쓰며 “물가안정이 금년도 거시정책의 핵심”이라고 말한 것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이런 발언들은 정부가 그동안의 고성장 기조에서 한발 물러나, 물가에 방점을 찍겠다는 태도 변화로 해석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성장률이 높아지면 물가상승률도 따라 올라가게 된다. 특히 이명박 정부가 추진해온 고환율·저금리 기조는 성장률은 높일 수 있지만 물가에는 나쁜 영향을 끼친다. 정부 쪽에서 잇따라 ‘물가우선’ 발언을 내놓자, 한국은행도 이에 화답하듯 기준금리와 총액대출한도 금리를 동시에 인상했다.

■ 여전히 마음은… 하지만 정말 정부가 기존의 성장중시 전략을 포기했는지는 불분명하다. 고물가로 여론이 급속히 악화하고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도 빠르게 확산되자 이를 우선 차단하기 위해 ‘강한 의지’를 천명하고 나섰지만, 속내는 여전히 성장 쪽에 기울어져 있다는 방증들이 보인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회의 뒤 기자들에게 “물가에 정책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는 것에는 대체적인 컨센서스가 있었지만, 기존의 ‘5% 성장률, 3% 물가상승률’ 목표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성장 쪽은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적인 보고가 많아서, 나머지 한쪽(물가)에 더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것이지 기조나 전망을 바꾸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정부 외부에서는 ‘3% 물가는 이미 물 건너갔고, 물가를 조금이라도 낮추려면 5% 성장을 무리하게 추진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많다.

이 대통령도 이날 ‘정부의 총력대응’을 강조하면서도 “현재 물가는 비욘드 컨트롤(통제범위 밖)이다”, “고유가에는 기름을 적게 쓰는 방법밖에 없다” 등 정부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김중수 한은 총재 역시 기자회견에서 “하반기에는 물가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 시장금리 되레 하락 정부와 통화당국이 이런 ‘이중적’ 태도를 보이면 물가불안 심리를 잠재울 수 없다. 이미 인플레 기대심리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점은 2월 소비자물가 통계에서도 확인됐다. 정부와 한은이 ‘물가안정을 위해 성장률을 다소 낮출 수도 있다’는 정도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도, 기대심리를 가라앉히기 쉽지 않는 상황이다.

이미 금융시장에선 알맹이 없는 ‘물가우선’ 선언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날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했는데도 국고채 3년물 금리가 12bp(1bp=0.01%포인트) 떨어지는 등 대부분 시장금리들이 떨어졌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애초 오늘 김 총재가 물가잡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힐 것으로 예상했지만, 긴축 의지를 거의 드러내지 않으면서 시장이 안도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날 주식시장에선 기준금리 인상에다 외국인 매도 탓에 코스피가 19.89 내린 1981.58로 거래를 마쳤다.

안선희 정혁준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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