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보다 물가안정 총력”
한은, 금리 0.25%p 인상
한은, 금리 0.25%p 인상
이명박 대통령이 “성장보다 물가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물가불안이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3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2008년 12월 4%에서 3%로 내려간 뒤 2년3개월 만에 기준금리가 다시 3%대로 올라섰다.
이 대통령은 1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국민경제대책회의에서 “금년에 국정 중에서 성장과 물가 문제가 있는데, 우리가 물가에 더 심각하게 관심을 가지고 국정의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정부가 당분간은 물가안정에 정책운용의 최우선 순위를 두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물가안정을 위한 정부의 총력대응을 강조하면서도 “물가 문제는 우리가 최선을 다하더라도 우리의 소위 ‘비욘드 컨트롤’(통제범위를 벗어난)이 되지 않는가 하는 그런 부분도 있다”며 “중동사태로 유가 100달러를 넘어서고 있고, 수입에 100% 의존하고 있는 우리는 그대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해, 최근 물가상승이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속내를 다시 내비쳤다. 또 에너지 절약을 강조하며 “적어도 승용차 가동 시간을 10% 정도 줄인다든가 하는 국민적 이해와 참여가 있으면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75%에서 0.25%포인트 올리기로 결정했다. 금통위는 지난해 7월과 11월, 올 1월과 이번달 네 차례에 걸쳐 0.25%씩 기준금리를 인상해 점진적인 금리 상승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와 함께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낮은 금리로 시중은행에 제공하는 총액대출한도 금리도 1.5%로 0.25%포인트 올렸다. 총액대출한도의 인상은 2008년 8일 이후 처음이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금통위 뒤 기자회견에서 “한은이 애초 올해 물가 전망을 상반기 3.7%, 하반기 3.3%로 예상했는데 상반기 여건이 예상보다 악화됐다”며 “이번 금리 인상이 물가상승 압력을 완화하고 인플레 기대심리를 낮추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큰 폭의 정책보다는 의연하지만 꾸준한 정책이 사후적으로 시장에 주는 충격을 완화하면서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고 말해, 앞으로도 완만한 금리 상승 기조를 이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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