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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고환율에 국내 기름값 이미 ‘사상 최고치’ 육박

등록 2011-03-08 21:47수정 2011-03-08 23:00

2008년과 현재 기름값 둘러싼 여건 비교 / 국내외 주요 기름값 동향 (※ 클릭하면 확대)
2008년 ℓ당 1948원
현재 가격 1914원 넘어
93달러때 세금인하 기록
유류세 조정 재점화될듯
국제유가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국내 기름값도 리터당 1900원을 넘어 2000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유류세 인하가 필요하다는 여론도 커지고 있지만, 정부는 “국제유가가 2008년처럼 배럴당 140달러는 가야 검토할 수 있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2008년 3월 정부가 유류세 인하를 단행할 당시 국제유가는 95달러, 국내 휘발유가격은 리터당 1700원도 되지 않았다. 더구나 원-달러 환율이 훨씬 높아지고 유류세 인하도 시행되지 않은 탓에, 현재 국내 기름값은 2008년 7월 국제유가가 14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때의 기름값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한편에선 “유류세 인하가 기름값 상승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아, 앞으로 유류세 논란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 유가 상승세 가속도 8일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망(페트로넷)을 보면, 지난 7일 거래된 국제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111.18달러로 2008년 9월1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 기름값 상승세도 점점 가팔라지고 있다. 지난 1일 1877.24원이었던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판매가격은 8일 1914.02원(오후 4시 현재)으로 36.78원이나 올랐다. 지난 1~2월에는 휘발유 판매값이 ℓ당 10원 오르는 데 대략 열흘이 걸렸다면, 3월 들어서는 이틀에 10원꼴로 오르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국제유가 상승을 반영한 것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인플레 기대심리로 주유소들이 급하게 가격을 올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 2008년과 비교해보니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은 것은 역사적으로 2008년과 지금 두 번뿐이다. 두바이유는 2008년 1월 첫째주 91.20달러에서 4월 둘째주(100.83달러) 100달러를 돌파해 7월4일 140.70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올해 들어 두바이유는 연초 90.9달러에서 3월 둘째주인 현재 111달러까지 오른 상태다.

국제유가는 아직 최고치에 못미치고 있지만 국내 소비자가격은 이야기가 다르다. 국제유가가 140달러를 넘었던 2008년 7월 첫째주 국내 휘발유가격(전국 주유소 평균)은 1907.30원으로 8일 가격 1914.02원보다 오히려 낮다. 국내 휘발유가격이 가장 높았던 7월 셋째주 가격도 1948.72원으로, 요즘 같은 속도라면 조만간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2008년보다 현재 원-달러 환율이 10% 이상 높기 때문이다. 2008년 7월 평균 환율은 1019.12원이었지만, 8일 환율은 1118.00원으로 100원 정도 높다. 2008년 1월부터 금융위기 발생 전인 2008년 8월까지 평균 환율은 997.48원이었지만, 올해 들어 8일까지 평균 환율은 1119.62원으로 12% 이상 상승했다. 환율이 오르면 그만큼 국내 소비자가격도 올라간다.

여기에 정부가 2008년 3월부터 유류세를 10%(부가세 포함 리터당 82원) 낮춘 것도 당시 국내 가격을 낮추는 데 한몫을 했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를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3월5일 국제유가는 93.2달러에 불과했다. 환율도 946.9원밖에 되지 않아 2008년 3월 첫째주 휘발유가격은 지금보다 200원 이상 낮은 1687.87원이었다. ‘국제유가 140달러’를 유류세 인하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는 최근 정부 입장과는 많이 다른 셈이다.

■ 유류세 인하 논란 가중 기름값 부담이 커지면서 유류세 인하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이용섭 의원(민주당)은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정부가 계속 ‘국제유가 140달러는 돼야 한다’고 말하는데, 국민들은 국제유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소비자가격이 중요하다”며 “이미 소비자가격은 2008년 140달러일 때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또 “휘발유는 이미 우리에게 생필품이나 마찬가지”라며 “구제역, 고물가, 전세난 등으로 국민들 고통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에 적정한 시점에 유류세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여전히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재정부 고위관계자는 “2008년에는 국제유가 급등이 사상 처음이었기 때문에 국민들이 느끼는 부담과 위기의식이 심각했다”며 “지금은 그때보다 국민들의 체감 정도가 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2008년에는 정부도 처음이라 유류세 인하를 쉽게 결정했지만, 나중에 평가해보니 유류세 인하분이 유통단계에서 다 흡수돼 소비자에게 전달도 안 되고, 기름을 많이 쓰는 고소득층이 더 혜택을 보는 등 문제점이 많았다”며 “함부로 꺼낼 카드가 아니다”고 말했다.


유류세를 10% 인하하면 세수가 1년에 1조7000억원가량이나 줄어드는 것도 정부로서는 부담이다. 일부 전문가들도 유류세를 낮추기보다 석유소비 억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어, 유류세 인하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안선희 이순혁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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