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두달연속 올리자니 경기 타격 ‘딜레마’
환율, 수입물가 직접 영향…“인위적 조정 없다”
유류세, “국제유가 140달러 웃돌때 인하 검토”
환율, 수입물가 직접 영향…“인위적 조정 없다”
유류세, “국제유가 140달러 웃돌때 인하 검토”
정부의 ‘물가와의 전쟁’ 선포에도 물가 불안이 좀처럼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정부와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과 ‘원-달러 환율 하락’이라는 두 카드를 어느 정도 강도로 사용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는 오는 11일 물가안정대책회의를 열어 물가동향을 점검하고, 한은은 같은 날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 정부 목표 이미 삐끗 정부가 올해 내세운 경제운용 목표는 ‘5% 성장-3% 물가’였다. 하지만 1월부터 물가상승률이 4%를 뛰어넘고, 이런 추세가 적어도 3월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부의 물가 목표는 사실상 물건너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부는 일단 공식적으로는 ‘3%’ 목표를 수정하지 않겠다는 자세이지만, 애초 전망보다 물가가 더 오를 가능성은 인정했다. 윤종원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지난 1일 브리핑에서 “정부는 1월에 3.8% 정도를 예상했는데, 한파·구제역 등으로 4.1%까지 올라갔다”며 “연간 물가상승률도 (예상보다) 좀 올라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3% 물가상승’은 지난해 말 발표 당시부터 무리한 목표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매주 관계부처 합동 물가안정대책회의를 열고 있는 정부는 11일 다시 회의를 열어 설 연휴 전후 기간을 포함한 물가동향과 추가 물가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9일에는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어 그간의 물가안정대책 추진실적을 점검할 예정이다.
■ 11일 기준금리 결정 물가상승세가 예상보다 강하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금통위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지난달에 이어 이번에도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 기준금리가 3%로 올라서게 된다. 한은이 기준금리 제도를 도입한 1999년 이후 두달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2007년 7~8월 한차례뿐이었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1월 금통위의 전격적인 금리 인상과 정부의 종합대책에도 불구하고 물가상승세가 쉽게 진정될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2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반면 ‘두달 연속 금리인상’은 경제주체들에게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는 강수라는 점에서 이달에는 ‘쉬어갈’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이번에도 금리를 인상하면 물가는 잡을지 몰라도, 경기에는 큰 타격이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이 설사 이달에 금리 인상을 하지 않더라도 3월에는 단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송태정 우리금융지주 연구위원은 “이달이나 다음달 금리를 인상할 경우 이미 하강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경기와 부동산 시장, 가계부채 등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다”며 “하지만 4%가 넘는 물가, 100달러에 육박한 국제유가 등을 고려할 때 금리 인상을 더 미루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경제가 본격적으로 ‘성장’과 ‘물가’ 사이의 딜레마에 접어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 환율·유류세도 주목 정부가 원화 절상(원-달러 환율 하락)을 어느 정도 용인할지도 물가 추이에 영향을 미칠 핵심 요인이다.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이 계속될 때 원화 절상은 수입물가를 낮춰주기 때문에, 금리보다 물가 하락에 더 직접적인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한은의 분석을 보면, 원-달러 환율이 10% 오르면 소비자물가는 0.5~0.8%포인트 상승한다. 임종룡 재정부 1차관은 최근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되는 것이며 인위적 조정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다만 올 들어 (원화 가치가) 지난해 대비 2% 수준 절상돼 물가 안정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환율 하락은 수출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수해야 한다.
지난 1일 이명박 대통령이 “유류세 인하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히고, 국제유가가 치솟으면서 정부가 유류세 인하에 나설지도 관심거리다. 유류세를 10% 정도 인하하면 리터당 80원가량씩 기름값이 떨어지고, 정부 세수입은 2조원 정도 줄어든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유류세 인하는 국제유가가 140달러 이상 치솟는 비상상황에서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통령도 그런 경우를 전제하고 한 말씀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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