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증가세로 바뀌어 성장기여”
정부가 14일 내놓은 내년도 경제성장률 5% 안팎 전망은 최근 국내외 기관들이 내놓은 전망치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정부 내부적으로 한때 하향 조정 가능성도 검토됐으나 결국 5%를 고수했다.
정부는 일단 경제전망의 중요한 변수인 내년도 세계경제 성장률을 4.2%로,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85달러로 전제했다. 부문별 증가율을 보면 민간소비 4.3%, 설비투자 7.0%, 건설투자 2.1%, 경상수지 160억달러 흑자로 내다봤다.
정부가 다른 기관보다 낙관적으로 본 부분들은 세계경제, 민간소비, 재고투자 등이다. 윤종원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세계경제 성장률 4.2%는 금융위기 이전의 평균수준인데, 다른 기관에서는 좀 보수적으로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최근 임금이나 고용의 회복세를 생각하면 4% 중반대 소비 증가율은 가능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특히 재고투자와 관련해 “위기 이후 감소세를 지속했던 재고가 증가세로 전환하면서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며 “다른 연구기관들은 이 부분을 보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런 경제 전망에 따라 내년 취업자수 증가는 28만명, 소비자물가는 3%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가상승률 3%는 한국은행의 3.5%, 한국개발연구원(KDI) 3.2% 등 다른 기관들보다 더 낮게 잡은 것이다.
이에 대해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 거시경제연구부장은 “5%는 전망이라기보다는 정부의 목표에 더 가까운 걸로 보인다”며 “다만 5%가 좀 과감해 보이기는 해도 ‘경기 회복은 지속되지만 속도는 둔화된다’는 큰 방향에서는 우리 전망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한 민간연구소 연구원은 “재고는 원래 다른 부분보다도 데이터도 부정확하고 향후 예측도 어려워서, 경제전망에서 주요한 변수로 삼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도 “여건 악화 때 다소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실제 성장률이 5%에 못 미칠 경우에 대비했다. 윤 국장은 “5% 위로 갈 수도 아래로 갈 수도 있다”며 “지금은 하방리스크가 좀 많다”고 말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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