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물가상승 감안 3% 늘어
지난해 감소분 적용땐 0.4%뿐
지난해 감소분 적용땐 0.4%뿐
지난 3분기에 물가상승을 감안한 실질적인 가계소득이 지난해와 비교해 3% 늘어나는 것에 그쳤다. 금융위기 여파로 지난해 3분기 가계소득이 2.6% 감소했던 것을 고려하면 2년 동안 가계소득은 제자리걸음을 한 셈이다.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3분기 가계동향’을 보면,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명목소득은 366만6000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6.1% 증가했다. 명목소득은 지난해 3분기(-0.7%)를 저점으로 증가세로 돌아서 올해 1분기 7.3%, 2분기 7.7% 등으로 상승세를 보여왔다.
물가수준을 고려한 실질소득은 올해 1분기 4.4%, 2분기 4.9%였지만 3분기는 3.0%에 그쳤다. 지난해 3분기의 실질소득 감소(-2.6%)를 계산하면, 지난해보다 0.4%밖에 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소득 증가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경제성장률이 1분기부터 8.1%, 7.2%. 4.5%로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월평균 명목지출은 300만8000원으로 전년동기보다 6.7% 증가했다. 이 가운데 소비지출(231만3000원)은 5.3%, 세금·사회보험료 등 비소비지출(69만5000원)은 11.9% 증가했다.
소비지출을 품목별로 보면 자동차 구입 감소로 교통(-1.1%)만 줄고 나머지 분야는 모두 증가했다. ‘채소값 파동’으로 채소 및 채소가공품 지출은 명목 기준으로 23.8% 급증했지만, 실질 기준으로는 6.2% 줄어 소비량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지출 가운데 정규교육비는 8.3% 증가했지만 학생 사교육비는 2.9% 줄었다. 비소비지출에서는 이자비용이 저금리 기조에도 불구하고 68만5000원에서 80만4000원으로 17.3%나 급증했다.
소득 5분위별로 보면 1분위(하위 20%) 명목소득 증가율이 13.6%로 5분위(상위 20%)의 증가율 3.4%보다 상당히 높았다. 이는 1분위 계층의 고용 확대, 사회안전망 확대로 인한 공적이전소득 증가, 추석 용돈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계층 간 소득격차를 보여주는 소득 5분위 배율(균등화 가처분소득 기준)은 5.22배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3년 이후 3분기 기준으로 가장 낮았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