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각국 시장개입 여지 커져…G20 환율타협에 ‘복병’

등록 2010-11-04 20:58수정 2010-11-05 10:56

미 연준 2차 ‘달러방출’
6천억달러 미국밖으로 빠져나갈 가능성 커
신흥국 ‘통화 지키기’ 초긴장…자구책 모색
룰라 “싸우기 위해 G20 정상회의에 간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이하 연준)가 3일(현지시각) 6000억달러(약 664조원) 규모의 ‘2차 양적 완화’ 정책을 발표하면서, 이 조처가 지난달 경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서 간신히 봉합해놓은 환율갈등에 다시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 인도, 타이 등 신흥국들은 미국의 조처에 강력반발하며 자본유출입 규제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 미국 달러 살포, 약달러 부추겨 미국의 이번 조처는 기본적으로는 자국 경기 부양조처다. 하지만 미 연준의 이런 의도와 달리 이 돈들이 미국 안에서 돌지 않고 미국 밖, 특히 신흥국으로 흘러들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데 문제가 있다. 달러화를 가진 투자자로서는 금리도 높고 경기회복세도 강한 신흥국들의 채권·주식·부동산 등에 더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국제 금융시장에서 미국의 달러 가치는 점점 떨어지고 신흥국들의 통화가치는 올라가게 된다. 과잉유동성 때문에 전세계적인 자산 거품과 인플레이션을 불러일으킬 여지도 크다. 결국 신흥국 정부는 외환시장에 개입해 자국통화 가치를 떨어뜨리거나 자본유출입 규제라는 칼을 빼드는 방식으로 이런 흐름에 대응하게 된다. 일본 등 다른 선진국들 역시 달러화에 대한 자국 통화 강세를 피하기 위해 덩달아 양적 완화 조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

G20 주요국들 통화정책
■ G20 정상회의 ‘환율합의’에 악영향? 지난 경주회의 합의의 뼈대는 신흥국들의 ‘경쟁적인 통화절하’를 자제하고,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지나친 통화완화를 억제하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미국이 다시 ‘돈 풀기’를 강행함에 따라 다른 선진국과 신흥국들의 시장개입에 빌미를 제공한 셈이 됐다.

4일 샤빈 중국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은 “세계 각국이 달러와 같은 국제통화를 제한없이 발행하는 한 또 다른 위기 발생은 불가피하다”고 강력비판하고, 중국이 그간 유지해온 통화정책과 자본통제 조처를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브라질의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은 이날 “미국과 중국이 ‘환율전쟁’을 부추기고 있다”며 “우리는 브라질 레알화의 과도한 절상에 강력히 대응할 것이며, 나는 싸우기 위해 이번 지20 정상회의에 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익명을 요구한 인도 재무부의 한 고위관리는 “미국은 자국 경제를 부양할 권리가 있지만, 다른 국가들도 각자 이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며 “지20 회의에서 이뤄질 환율 합의는 양쪽 모두를 위한 결과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다음주 열릴 서울 지20 정상회의에서 논의될 환율 관련 공조에 이번 조처가 상당한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케빈 갤러거 보스턴대 교수는 3일 영국 <가디언> 기고문에서 “미국의 양적 완화는 분명히 신흥국 내에서 통화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라며 “미국은 글로벌 금융을 개혁하자는 자신들의 제안이 다음주 지20 정상회의에서 강한 저항에 부딪히더라도 놀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특히 신흥국들은 어떤 형태든 ‘달러 살포’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보인다. 꼰 짜띠까와닛 타이 재무장관은 이날 자국 중앙은행 총재가 이웃 중앙은행 총재들과 관련 논의를 했다면서 “투기자금의 아시아 유입을 막기 위해 필요할 경우 이웃나라들과 공동조처를 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 역시 현재 자본유출입 규제책을 준비중이다.


하지만 미 연준이 양적 완화 규모가 애초 시장 예상보다 크지 않은데다, 이미 예정돼 있던 조처여서 신흥국들의 반발이 ‘전면전’으로까지 번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