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전쟁’이 세계경제의 최대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미국 워싱턴에서 8~9일(현지시각)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가 합의를 이뤄내지 못한 채 회원국 사이의 견해차만 확인하고 막을 내렸다. 이에 따라 새달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환율 문제가 최대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는 연차총회 마무리 순서로 발표한 코뮈니케(공동선언문)에서 “견고한 경제성장을 위해 공동의 목표를 저해하는 정책집행을 자제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힌 뒤 ‘경상수지 적자국과 흑자국 간의 글로벌 수요 재조정’을 우선순위 과제로 채택했을 뿐, 구체적인 합의사항은 내놓지 못했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기금 총재는 총회 뒤 기자회견에서 “세계경제가 글로벌화돼 있기 때문에 협력을 통하지 않고는 문제해결을 할 수가 없다”며 각국의 ‘공조’를 촉구했지만, “한 나라가 더 많은 쿼터(지분)와 영향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전체 시스템을 안정시키는 데 동참해야 한다. 중심에 있으려 하면서 무임승차해서는 안 된다”며 사실상 미국 편에 서서 중국을 압박했다.
국제통화기금 연차총회에서 구체적인 합의가 도출되지 못함에 따라 환율 문제는 오는 22~23일 경주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와 새달 11~12일 열리는 서울 정상회의까지 이어지게 됐다. 스트로스칸 총재도 우리는 “환율 문제에 대해 계속해서 이야기하고 또 이야기해야 한다”며 “이것이 G20에서 있을 토론이 아주 중요한 이유다”라고 말했다.
워싱턴/안선희 기자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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