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값매각·사용료 인상 우려…“4대강 예산용” 의혹 제기도
4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의 인천국제공항공사 국정감사에서는 정부가 추진중인 인천공항 민영화 문제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여야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인천공항이 6년 연속 흑자를 달성한 알짜배기 기업으로 정부에 많은 배당금을 주고 있고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높다며 인천공항 지분 매각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정부는 2012년까지 지분 100% 가운데 49%를 매각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인천공항은 최근 6년간 총 순이익이 1조458억원(연평균 순이익률 18.7%)에 이르고, 정부 배당금은 2007년부터 3년간 1095억원이었다. 교통연구원은 용역 보고서에서 2010년부터 2035년까지 총 당기순이익이 37조8901억원(연평균 1조4573억원), 정부 배당금은 22조8533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정희수 의원은 “인천공항은 성장 초기단계로 저평가 상태이기 때문에 매각을 서두르면 헐값 매각이라는 비판과 함께 외국 자본에 매각할 때 국부유출 의혹까지 피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김진애 의원은 국제적으로도 여객 기준 상위 공항 대다수는 공공소유가 유지되고 있고, 민영화된 공항의 대부분은 서비스 수준이 하락하며, 민영화 이후 공항의 이용료 인상을 규제하기 어렵다는 점 등 7가지 이유를 들어 민영화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이학재 의원은 “공기업이 지분을 매각해 민영화하는 경우는 소임을 다해 더이상 공공재를 제공할 필요가 없거나, 경영이 부실해 효율적 경영기법을 도입해야 하거나, 향후 투자재원 마련이나 정부 재정수입 확보가 절실할 때인데 이 중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는다”며 지분 매각 중단을 주장했다.
자유선진당 변웅전 의원은 “인천공항 매각비로 부족한 4대강 예산을 마련하려는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 김희철 의원은 “그리스 아테네공항의 경우, 정부가 지분 55%를 보유해 대주주 지위를 확보했지만 지분 매각 후 시설사용료를 500%나 인상해 항공사와 이용객들의 부담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