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증가율, 소득증가 2배 넘어
국내 가계 대출이 소득보다 더 빠르게 늘면서 소득 대비 이자 비율이 사상 최고수준으로 올라섰다. 그만큼 가계부실의 위험신호가 뚜렷하다는 얘기다.
22일 통계청의 가계동향 자료를 보면, 올해 2분기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소득은 355만1746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7.7% 증가했지만, 이자비용은 7만7522원으로 17.6% 늘면서 소득 증가율의 두배를 넘었다. 이에 따라 소득 대비 이자비용의 비율은 2.18%로 상승했다. 월 100만원을 벌면 이자를 갚는 데만 2만1800원을 지출하는 것이다.
2분기 이자비용은 물론 소득 대비 이자비용 비율도 해당통계를 조사한 2003년 이후 최고치다. 소득 대비 이자비용은 2분기 기준으로 2006년 1.68%(4만9888원), 2007년 1.75%(5만3712원), 2008년 1.94%(6만3611원), 2009년 2.00%(6만5932원), 2010년 2.18%(7만7522원)로 4년째 상승했다. 통계청이 조사한 이자비용에는 주택대출 이자와 카드 이자가 포함되지만, 사업 목적의 가계대출 등은 빠져 있어 실제 이자 부담은 이보다 많을 것으로 보인다.
소득 5분위별로 보면 이자비용 증가율은 상위 20% 계층인 5분위가 가장 높았고, 이자비용 비중은 3분위가 가장 높았다. 5분위의 이자비용은 지난해 2분기 11만7887원에서 올해 2분기 14만3646원으로 21.9% 늘어나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소득 대비 이자비용 비율은 3분위가 2.45%, 4분위가 2.23%, 5분위가 2.05%이었다. 특히 5분위가 2%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저금리에도 이자 비용이 늘어난 것은 가계대출 규모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집계로 예금취급기관의 지난 6월 말 기준 가계대출(민간 비영리단체포함) 잔액은 652조4500억원이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