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환 규제·지리적 리스크 등 영향
지난달 주식시장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이 불발된데 이어 한국 국채의 씨티그룹 글로벌국채지수(WGBI) 연내 편입도 무산됐다.
5일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난 2일 씨티그룹 WGBI 편입국 조정위원회로부터 지난달 말 열린 회의에서 한국 국채 편입을 유보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조정위원회는 분기에 한 번씩 회의를 열며, 다음 회의는 9월에 열린다. 조정위원회가 편입을 결정해도 실무작업 때문에 실제 지수 편입에는 6개월이 걸린다. 따라서 위원회가 오는 9월에 편입을 결정한다고 해도 내년 3~4월이 돼야 실제 편입이 가능해진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초부터 글로벌국채지수 편입을 추진했고, 씨티 쪽은 지난해 7월부터 우리 국채 편입 여부를 위원회 안건으로 올렸지만 계속 유보됐다.
씨티그룹 글로벌 국채지수는 선진국 국채로 이뤄진 글로벌 채권지수로 국외 주요 투자기관과 채권형 펀드가 벤치마크로 삼고 있다. 우리 국채가 이 지수에 편입되면 100억달러 이상의 외국인 자금이 국내 채권시장에 새로 들어올 것으로 시장에서는 기대해왔다.
재정부 관계자는 “씨티 쪽은 유로클리어(유럽의 국제증권예탁결제기관) 국채통합계좌의 외국인 활용도 추이, 지난번 발표된 선물환 규제의 영향 등을 좀더 지켜보자는 입장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천안함 사태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도 이번 편입 무산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이번 편입 무산이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외국인 채권 투자자금은 WGBI편입과 무관하게 올해 초부터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채권시장에서 채권값은 약간 하락했다.
앞서 지난달 22일에는 MSCI 지수를 작성하는 MSCI 바라(Barra)사가 한국과 대만을 이머징시장 지수에 잔류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시 바라사는 한국의 MSCI 선진지수 편입 유보 이유로 주식시장 데이터 사용 제약, 외국인 투자등록제도 경직성, 원화 환전성 부족 등을 들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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