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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얼굴 바꾼 중국…삼성·엘지 ‘속타네’

등록 2010-03-03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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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대만업체 뛰어들자
공급과잉 우려 방침 변경
이재용, 시진핑 만나기도
LCD 공장 양해각서까지 맺었는데…갑자기 “선별 허가”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장원기 삼성전자 엘시디사업부 사장) “(상황이) 변화무쌍하다.”(권영수 엘지디스플레이 사장)

중국 정부의 액정표시장치(LCD) 투자 승인을 앞두고 엘지와 삼성이 애를 태우고 있다. 엘지는 지난해 8월 광둥성 광저우시와, 삼성은 10월 장쑤성 쑤저우시와 각각 4조원과 2조6000억원 규모의 엘시디 공장을 짓기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당시에는 중국 지방정부가 각종 지원책을 내놓으며 투자를 유치했고, 우리 정부는 첨단기술 유출 논란에도 두 업체의 수출을 승인했다. 하지만 불과 몇 개월 새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글로벌 업체들의 투자 요청이 밀려들자 지난해 연말 중국 정부(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지역과 업체를 심사해 선정하겠다”며 태도를 바꾼 것이다.

현재 2011~2012년 양산 계획으로 중국에 투자 제안서를 낸 국외기업은 모두 6곳이다. 삼성·엘지 외에 일본의 샤프(장쑤성 난징)와 치메이옵토일렉트로닉스(CMO) 등 대만 업체 3곳이 가세했다. 중국 중앙정부는 투자 계획을 모두 승인할 경우 20~30%의 공급 과잉이 예상되고 지역 안배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선별적으로 허가를 내주겠다는 계획이다. 이르면 이달 말께 최종 업체가 선정되는데, 국외기업 2~3곳에 투자 허가가 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지방정부와 엘시디 업체들의 경쟁이 과열되자 중앙정부가 공급 과잉과 중복 투자 등을 우려해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이라며 “중국 처지가 졸지에 ‘을’에서 ‘갑’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객관적인 경쟁력에선 삼성과 엘지가 유리하다. 특히 국내 기업들은 생산성·성장성이 높은 대형 라인(7.5~8세대)을 짓는 반면, 대만 업체들은 자국 정부의 첨단공정 수출제한 조처에 묶여 7.5세대 이하에만 투자할 수 있다. 문제는 정치적 변수다. 중국과 대만이 적극적으로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대만 업체 3곳을 모두 탈락시키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 기업을 둘 다 승인해주면서 일본 기업을 외면하는 것도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만이 최소한 1장의 우선권을 갖게 될 공산이 크며, 이 경우 업계 1·2위인 국내 업체 중 한 곳이 고배를 마실 수도 있다”며 “워낙 변수가 많아 유불리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삼성과 엘지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업계에서는 최지성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과 이재용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최고 경영진들이 최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부주석과 면담한 것도 이번 엘시디 투자 승인과 연관된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권영수 사장은 “아직까지 중국 정부의 구체적인 원칙이 공개되지 않아 어떻게 승인이 날지 현재로선 알 수가 없다”며 “다만 중국 정부로서는 ‘기술’을 선택할지 ‘정치’를 선택할지가 고민일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중국 정부가 애초 양해각서보다 유리한 조건을 요구했거나, 두 업체가 승인을 얻기 위해 먼저 새로운 제안을 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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