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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정규직 갑절 이르는 사내하청이 경쟁력 위협”

등록 2010-02-16 22:28

숙련공 양산 막아…“저가전략 전환할때” 지적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경쟁력은 뛰어난 건조 기술과 양질의 생산인력, 높은 생산성이 주된 기반으로 꼽혀왔다. 그러나 이제는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떠받치고 있는 기형적 인력구조가 불황기 때 대량 해고와 기능 인력의 상실 등을 양산하는 바람에 되레 조선업 경쟁력을 크게 갉아먹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진중공업의 한 기능직 노동자는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석 달이나 여섯 달 등 1년도 안돼 바뀌는데 얼마나 노하우를 쌓겠느냐”고 말했다.

2000년대 들어 10년도 채 안돼 정규 기능직의 갑절로 불어난 조선소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생산 현장에서 ‘뜨내기’로 취급받기 일쑤다. 이들에 대한 해고 통보와 잦은 이직은 용접과 도장 등 생산 현장에서 기술을 전수받고 기능을 연마할 기회를 원천적으로 가로막는다. 대우조선해양의 한 사내하청 노동자는 “사내하청의 기술 수준은 정규직의 30~40% 정도”라며 “회사 차원의 교육을 받는 정규직과 달리 바로 일에 투입되는 사내하청은 기능 전수가 어렵다”고 말했다.

업황이 좋을 때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불황기엔 단가 인하에 따른 부작용도 적지 않다. 원청에서 하청으로의 생산단가 인하 압박은 기능 인력 유출이라는 악순환을 되풀이한다. 김길용 한진중공업 노조 부지회장은 “지난해 회사가 ‘최저입찰제’를 도입했다가 오히려 배의 품질이 나빠져 선박 검사관들의 지적이 많았다”며 “10~15년차 숙련 노동자들이 있는 기존 업체보다 신생 업체의 단가가 싸 최저가로 따내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 사내하청업체 사장은 “임금이 깍이면 숙련공은 떠난다. 그러면 저숙련공을 써야 하는데 이들 저숙련공 10명은 숙련공 1명을 당하지 못한다. 결국 품질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상호 전국금속노동조합 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사내하청 비중을 높인 것은 과거의 저가 전략이고 이젠 바람직하지 않다”며 “고부부가치를 지향하는 조선업에서 하도급 방식이 옳은 방향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성재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구조조정 시기를 맞아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작업시간 나누기 등 고용 보장과 재교육, 전직 지원 등을 모색할 업종별 노사정 협의회를 만드는 것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호황이 다시 올 때를 대비해 구조조정 기금 등을 만들어 기능 인력을 적정하게 유지할 방법을 찾자는 것이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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