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물가 상승률 10년만에 최저
지난해 유가하락의 영향으로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이 10여년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농수산물가격 상승 등으로 실제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물가와는 괴리가 있었다.
5일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 대비 2.1%로 관련통계가 작성된 1996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2.8%보다도 낮은 수치다. 생활물가지수는 소비자물가지수 조사품목 489개 중에서 일반 소비자들이 자주 구입하는 품목과 기본 생활필수품 152개를 따로 추려 작성한 것이다.
지난해 상승률이 낮았던 것은 전년(2008년)에 고유가 영향으로 상승률이 5.4%까지 치솟은데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있다. 유가가 2008년에 비해 30% 이상 급락한 것도 큰 영향을 끼쳤다. 한국은행 분석을 보면 유가가 1% 하락하면 소비자물가는 0.02%포인트 떨어진다. 지난해 휘발유(-6.0%), 경유(-13.0%) 등 석유 관련 제품 가격은 10% 이상 하락했다.
실제 소비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피부로 느끼는 물가인 식료품가격은 크게 올랐다. 지난해 생선류, 채소류, 과실류 등 가격변동이 큰 51개 품목을 집계한 신선식품지수 상승률은 7.5%로 2004년 8.0% 이래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품목별로 오렌지(28.3%), 가자미(15.7%), 생선회(3.6%)는 역대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고, 명태(37.1%), 굴(25.1%), 피망(30.7%), 귤(37.9%), 바나나(24.4%), 생강(73.5%)도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
2008년에 이미 물가가 많이 오른 상태에서 지난해 물가가 더 오른데다, 서민들에게 가장 중요한 식료품 가격 상승률이 높아 실제 서민들의 체감물가는 공식적인 지수보다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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