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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고용한파 녹이기-출구전략이 경제 명운 가른다

등록 2010-01-03 20:50수정 2010-01-04 02:13

올해 경제 좌우할 5대 변수 (※클릭하시면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5대변수로 본 경제 전망]
일자리 - 정부 7일 고용전략회의 20만개 창출 모색
출구전략 - 금리인상 안갯속…한은 점진적 인상 나설듯
눈덩이 빚 - 금융위기 뒤에도 늘어난 빚 조정 어떻게
환율 변동 - 수출기업들 환율 1100~1200선 유지 기대
올해는 국내외 경제가 금융위기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나 정상궤도에 올라설지, 여전히 후유증에 시달릴지 갈림길에 선 해다. 우리 경제는 지표상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회복세를 자랑하며 올해도 5% 안팎의 성장률을 이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새해 벽두부터 국가고용전략회의를 열 만큼 일자리를 비롯한 체감경기는 온기가 돌지 않고 있다. 올해 우리 경제 주요 변수 5가지를 정리해봤다.

■ 일자리 정부는 올해 신규 일자리 수를 20만개로 전망했다. 정부가 공공부문 일자리를 지난해보다 8만개 정도 줄일 예정이기 때문에 민간부문에서 28만개 정도가 만들어져야 한다.

하지만 민간의 고용창출 능력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케이티(KT)가 지난 연말 사상 최대 규모인 6000여명의 명예퇴직을 확정하는 등 기업들은 오히려 지난해 정부 눈치를 보느라 미뤘던 인력 구조조정에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윤종원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올해 정부 경제정책의 1순위는 고용”이라며 “한해 신규 일자리가 30만개는 넘어야 국민들이 ‘괜찮다’고 느낄 수 있는데, 올해 20만개를 달성한다 해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1~2월은 졸업시즌 등으로 원래 고용 비수기인데, 이번달부터 2월까지 희망근로 같은 정부 일자리도 잠정중단되기 때문에 연초부터 최악의 고용한파가 불어닥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일자리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해, 오는 7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제1회 국가고용전략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송태정 우리금융지주 연구위원은 “성장률은 높은데 일자리와 소득은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지표경기와 체감경기의 괴리’가 어느 때보다 많이 이야기되는 한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출구전략 ‘출구전략’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장 큰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보증과 같은 정부의 다른 비상조처들은 대부분 올해 상반기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하지만 출구전략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현재 2%) 인상 시기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경기부양이 주관심사인 정부는 내심 기준금리 인상이 6월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지기를 바라고 있지만, 물가와 자산가격 안정에 초점을 맞추는 한은으로서는 마음이 좀더 바쁠 수밖에 없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지금 정부와 한은의 태도를 보면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되더라도 점진적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은은 오는 9일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연다.

■ 빚 한은이 선뜻 금리인상에 나서지 못하는 것은 우리 가계와 기업들이 짊어진 ‘빚’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미국 등과 달리 금융위기 뒤에도 부채 구조조정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지난해 초저금리가 계속되자 빚을 더 늘려 소비를 하거나 부동산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가계신용(가계대출+판매신용) 잔액은 지난해 9월말 현재 712조80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4%나 늘었고,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 역시 지난해 1~11월 28조2000억원이 증가했다.


올해 고용과 소득 개선이 뚜렷하지 않은 상태에서 금리인상이 본격화하면 한계기업이나 한계가계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오석태 에스시(SC)제일은행 상무는 “민간부문의 과도한 부채는 우리 경제의 커다란 리스크 중 하나”라고 말했다.

■ 환율 지난해 3월 1600원선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연말 1164.5원으로 마감했다. 지난해 고환율 덕을 톡톡히 본 수출기업들은 올해도 환율이 1100~1200원 정도에 머물러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달러 흐름은 원-달러 환율을 좌우하는 1차 변수다. 지난해 미국 경제가 흔들리자 글로벌 달러는 동반약세를 보였지만 미국 경제 회복으로 연말부터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해 외환시장에 대한 직간접 개입으로 원-달러 환율의 하락 속도와 폭을 조정했던 외환당국이 올해 어떤 입장을 취할지도 변수다. 장보형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올해 G20 회의 의장국이 됐기 때문에 정부가 국제사회 눈치를 더 보게 될 것”이라며 “개입 강도를 줄여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장률 제고에 가장 중요한 수출을 위해 환율이 1100원 이하로 떨어지는 것을 정부가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 G2-미국과 중국 수출의존형 경제인 우리로서는 세계경제 동향에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다. 미국 경제가 지난해 4분기부터 비교적 견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한동안 예전과 같은 소비수준을 되찾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빈자리를 채워줄 기대주는 중국으로 대표되는 신흥국들이다. 중국은 금융위기 속에서도 지난해 9%에 가까운 성장률을 보였고 올해에도 9~10%의 성장을 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고성장이 민간의 자생력에 의해서라기보다 정부의 강력한 내수부양책에 힘입었다는 점에서 불안하게 지켜보는 눈길도 적지 않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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