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의 엘지전자 태양전지 모듈 공장에서 22일 연구원들이 시험 생산한 태양전지 셀을 육안으로 검사하고 있다. 엘지전자 제공
LG·삼성, 재료부터 발전까지 수직계열화 틀 마련
현대중·한화도 규모 늘릴 예정…과잉 경쟁 우려도
현대중·한화도 규모 늘릴 예정…과잉 경쟁 우려도
주요 대기업들이 태양광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원재료에서 발전까지 사업 전 분야의 수직계열화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엘지(LG)전자는 경북 구미에 태양전지 생산 1라인 공사를 마무리하고 이달 시험 생산을 거쳐 내년 초부터 본격 가동할 예정이라고 22일 밝혔다. 가동 라인은 연산 120㎿ 규모로, 4만가구가 1년 동안 쓸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2011년에는 이번에 준공한 것과 같은 규모의 2라인을 가동해 모두 240㎿의 태양전지 생산 체제를 갖출 예정이다. 총 투자 규모는 2200억원이다. 태양전지는 빛에너지를 전기로 바꾸는 핵심 부품이다. 태양전지는 실리콘 웨이퍼를 재료로 만든 전지 셀을 수십개씩 이어붙여 모듈 형태로 완성된다.
이로써 엘지는 원재료와 전지 생산에서 발전에 이르기까지 태양광 사업 전 과정에서 수직계열화의 틀을 갖췄다. 실트론이 잉곳(실리콘 덩어리)을 웨이퍼로 생산하면, 엘지전자가 이를 가공해 전지 셀과 모듈로 만들고, ㈜엘지가 출자해 만든 엘지솔라에너지와 엘지시엔에스(CNS)가 운영중인 발전소에서 전력을 생산하는 체제다.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은 엘지화학이 2011년께 생산할 계획이다. 엘지는 최근 조직개편 때 태양광 사업의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엘지전자 에어컨사업부에 총괄 책임을 맡기기로 했다.
삼성의 태양광 사업은 다소 늦은 편이지만, 수직계열화의 밑그림은 그려진 상태다. 삼성전자가 지닌 9월 기흥사업장에서 태양전지 연구개발 라인을 가동했고, 삼성물산은 전문 브랜드를 만들어 태양광 발전소 운영과 전력 판매사업에 뛰어들었다. 삼성에버랜드도 경북 김천에 태양광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폴리실리콘 생산은 삼성정밀화학에서 맡을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태양전지 양산에 나선 현대중공업은 충북 음성 공장에 일관생산 체제를 갖추겠다는 전략이다. 올해 말까지 전지 셀과 모듈 생산 규모를 각각 330㎿와 200㎿로 늘리고 내년에는 100㎿ 규모의 잉곳과 웨이퍼도 생산할 계획이다. 한화석유화학이 전지 셀 생산에 주력하고 있는 한화그룹은 조만간 폴리실리콘 사업에도 진출할 방침이다. 조용권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업계에서는 태양전지 모듈 가격이 2015년께 화력발전 수준인 와트(W)당 2달러로 떨어져 가격경쟁력과 경제성을 갖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하지만 아직 수요처가 제한적이고 정부 인센티브 의존도가 높아 진출 기업들이 급격히 늘 경우 과잉경쟁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삼성·엘지 태양광 사업 수직계열화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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