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박영호, 박상훈, 조준호, 김대훈.
SK 전체임원 10% 중국 배치…사령탑에 박영호 사장
남용 엘지전자 부회장 등 핵심 경영진 그대로 유지해
남용 엘지전자 부회장 등 핵심 경영진 그대로 유지해
18일 임원 인사를 단행한 에스케이(SK)그룹은 ‘도약’을, 엘지(LG)그룹은 ‘안정’을 선택했다. 두 그룹 모두 핵심 경영진을 유임시켰으나, 에스케이는 조직개편을 통해 신성장동력 찾기에 나섰고, 엘지는 외국인들을 대거 현지법인장에 포진시켰다.
에스케이그룹은 ‘중국’과 ‘성장’에 무게중심을 뒀다. 에스케이는 내년 상반기에 신설될 중국통합법인 대표를 박영호 ㈜에스케이 사장이 겸임하도록 했다. 또 전체 임원의 10%인 40명을 중국통합법인과 중국 각 관계사에 전진배치해 중국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최태원 회장의 의지를 분명히 했다. 사업별로는 에스케이텔레콤은 국외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중국·미국 3개 본사 체제로 전환해, 현지 시장에 맞는 전략을 펼쳐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융합인터넷 컴퍼니인컴퍼니(CIC·부문별 사내 회사)는 사업의 주체를 중국으로 이전한다. 에스케이에너지는 아스팔트 사업부문과 화학 부문의 일부 사업부문을 중국으로 옮기기로 했다. 에스케이그룹은 또 삼성의 삼성종합기술원과 유사한 구실을 할 기술혁신센터(TIC)를 신설하기로 하고, 센터장에 박상훈 에스케이에너지 피앤티(P&T) 사장을 선임했다. 에스케이에너지에서는 유정준 아르앤시(R&C) 사장이 아르앤엠(R&M) 사장으로 옮기고, 김용흠 화학사업부문장이 화학 시아이시(CIC) 사장으로 승진했다. 에스케이텔레콤에서는 서진우 지엠에스(GMS) 사장이 시앤아이(C&I) 사장으로, 조기행 에스케이네트웍스 경영관리서비스 컴퍼니 사장이 지엠에스(GMS)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에스케이그룹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의 핵심은 중국 중심의 글로벌 사업 성과를 조기에 가시화하고 기술 중심의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것”이라며 “성장전략을 원점에서 다시 세워야 할 시점이라는 데 그룹 전체의 공감대가 반영됐다”고 말했다.
엘지그룹에서는 교체설이 돌았던 남용 엘지전자 부회장과 권영수 엘지디스플레이 사장이 유임됐고, ㈜엘지의 강유식 부회장도 자리를 지켰다. 임원들의 승진·보직 인사 폭 역시 지난해보다 크게 줄었다. 다음주로 예정된 화학·통신 계열사의 인사에서도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올해 실적호조를 계기로 대규모 세대교체와 조직개편에 나선 삼성전자와 대비된다.
엘지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지주회사인 ㈜엘지가 ‘구본무 강유식·조준호’ 대표이사 체제를 구축했고, 엘지전자도 주요 사장급 사업부장 승진 및 조직개편을 했기 때문에 올해는 인사 요인 자체가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조직 안정에 무게를 두면서 신중한 경영전략을 펼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엘지 대표이사 겸 최고운영책임자(COO) 자리에 오른 조준호 부사장은 1년 만에 사장으로 다시 승진했다. 올해 만 50살인 조 사장은 구본무 회장의 핵심 측근으로 그룹 운영을 총괄해 온 강유식 부회장의 뒤를 이을 인물로 평가된다. 엘지씨엔에스(CNS)의 새 대표이사엔 김대훈 서브원 사업본부장(부사장)이 선임됐다. 이는 전기차 배터리 등 차세대 성장산업 육성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해석된다. 엘지전자는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외국인 현지법인장을 전면 배치하고, 최고경영자 직속으로 기업간거래(B2B) 조직을 신설하는 한편, 상업용 에어컨과 태양전지 사업을 확대 개편했다. 김회승 이태희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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