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투자자 동시 몰려
올해 부동산 경매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불황의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감정가 100억원 이상의 물건이 크게 늘었고, 낙찰가 총액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부동산경매업체 지지옥션은 올해 11월까지 경매 낙찰가 총액이 14조3500억원으로 지난해 11조7175억원보다 22.4% 늘었다고 15일 밝혔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낙찰가 총액은 15조8000억원에 달해 사상최고액을 기록할 것으로 지지옥션은 내다봤다. 올 11월까지 경매물건은 26만9134건으로 지난해(24만606건)에 견줘 12% 가량 증가했다. 올해 말에는 29만5000건이 될 것으로 지지옥션은 추정했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금융위기 여파로 경매 매물이 늘어난데다가 경기 회복세를 타고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호황을 누렸다”며 “경기침체 골이 깊었던 만큼 서민·생계형 물건 뿐 아니라 자산가들이 소유하고 있던 수익형 부동산이나 종교시설, 공장, 영화관, 쇼핑몰 등 특이물건도 시장에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고가 경매물건의 비중이 높아진 대목도 눈길을 끈다. 감정가 100억원 이상의 경매 물건 수를 보면, 2009년 11월까지 444건의 경매가 진행돼 지난해 같은 기간 323건에 견줘 37.5%가 늘었다. 낙찰가율은 높지않아 57.4% 수준이었다.
올해 경매된 물건 가운데 감정가가 가장 비싼 것은 경기 의정부시 가능동에 있는 4만6347㎡ 규모의 토지로 감정평가액이 771억7985만원이었다. 이 땅은 첫 경매 이후 세 차례 유찰된 뒤 지난 9월 506억4000만원에 낙찰돼 올해 최고의 감정가와 낙찰가를 동시에 기록했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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