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분기 보고서 분석…수백억 행사차익
이학수 삼성전자 고문 등 삼성그룹의 옛 전략기획실 고위 임원들이 지난 3분기에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대거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삼성전자의 3분기 사업보고서를 보면, 삼성그룹 전략기획실장을 지낸 이 고문은 2000년과 2001년 10만주씩 부여받은 스톡옵션 가운데 각각 9만4774주를 행사했다. 나머지 1만여주는 취소분(이익소각으로 인한 부여 주식수 감소) 물량이어서 스톡옵션 전량을 행사한 것이다. 스톡옵션은 자신이 근무하는 회사의 주식을 일정 기간이 지난 뒤에 미리 정해진 싼값에 살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성과 지급 방식이다.
삼성전자의 올 상반기 보고서에는 이 고문이 스톡옵션을 보유한 것으로 돼 있어 3분기에 스톡옵션이 모두 행사된 것으로 보인다. 2000년 부여된 스톡옵션의 행사 기한은 내년 3월, 2001년 부여분은 2011년 3월이며, 행사 가격은 주당 각각 27만2700원과 19만7100원이다. 이 고문과 함께 전략기획실 차장을 지낸 김인주 전 사장(현 상담역)도 10만주의 스톡옵션을 모두 정리했으며, 윤종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도 3분기에 2000년분 스톡옵션 잔여분 가운데 2만주를 추가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스톡옵션을 행사한 3분기에 삼성전자 주가는 60만3000원~81만5000원이었고, 9월22일에는 사상 최고가 82만9000원을 나타냈다. 스톡옵션 행사로 이 고문의 경우 최소 700억원에서 많게는 1126억의 행사 차익을 얻은 것으로 추정된다. 김인주 상담역은 348억~563억원, 그룹 재무팀장을 지낸 최광해 부사장도 104억~168억의 차익을 얻은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문, 상담역 등은 지분변동 때 공시 대상 임원이 아니어서 회사 측으로서는 행사 시점과 가격 등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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