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10월에만 채권 10조원어치 순매수 ‘사상최고
지난 10월 한달 동안 외국인이 국내 채권시장에서 10조원 가까이 순매수를 하는 등 올해 들어 국내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으로 달러 자금이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이런 달러 유입은 올해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와 맞물려 원-달러 환율을 끌어내리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국의 금리 인상 등 국제금융 환경 변화에 따라 급격하게 자금을 회수할 경우에는 국내 금융시장에 큰 충격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일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의 자료를 보면, 올해 들어 지난 18일까지 외국인들은 국내 채권시장에서 모두 47조6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들의 국내 채권투자는 2007년 크게 늘어나 33조5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으나 지난해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22조3000억원으로 줄었다. 하지만 지난 2분기부터 다시 매수를 늘리기 시작했고, 특히 지난달에는 9조6000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월별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국인들은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도 올해 들어 18일까지 모두 29조1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금까지 외국인의 유가증권시장 연간 순매수 최고치가 2003년 13조8000억원이었던 것에 견줘 폭발적인 증가세다.
국내에 있는 외국은행 지점 등을 통해 들어오는 달러 차입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 8월 4억9000만달러에 그쳤던 국외 단기차입은 9월 40억6000만달러로 급증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외은 지점을 통해 들어온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외은 지점은 본점에서 달러를 빌려와 국내 채권이나 파생상품 등에 투자한다. 지난 3월 1570원대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19일 현재 1157.10원까지 하락했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들어온 외국인 투자자금의 상당 부분이 ‘달러 캐리 트레이드’ 자금일 것으로 추정된다”며 “공격적으로 들어온 만큼 공격적으로 철수할 가능성도 있어 금융시장 혼란 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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