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투자” “감독소홀”
23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는 황영기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우리은행 파생상품 투자손실의 책임 소재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여야 의원들은 무리한 투자에 나선 황 전 회장과 이를 막지못한 금융감독 모두를 강하게 질타했다.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은 “우리은행 파생상품 투자는 사실상 행장의 지시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황 전 회장이 손실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금융위, 예보의 중징계는 당연하고 손실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금감원이 2007년 5월 우리은행 종합검사를 하면서 파생상품 부분은 제대로 검사를 하지 않고 올해 6월에야 검사를 해서 징계를 했는데, 사후약방문에 불과하다”며 “제대로 감독을 하지 못한 금융당국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철 민주당 의원은 “황 전 회장은 우리은행장 퇴임 뒤 파생상품 거래 상대방 중 하나인 메릴린치의 국제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며 “우리은행에 막대한 손실을 끼친 메릴린치를 위해 일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따져물었다.
황 전 회장은 답변을 통해 “우리은행 투자금융(IB)사업단에 선진적인 상품에 투자할 것을 주문했지만, 사업단이 부채담보부증권(CDO)와 신용부도스와프(CDS)에 투자를 집행한 것은 모르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감독당국의 책임에 대해 “내가 책임있는 만큼 감독당국도 책임이 있고, 내가 책임없는 만큼 감독당국의 책임이 없다”고 말했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감독기관들이 조금 더 잘했어야 하지 않느냐는 논란이 있는데, 그 비판을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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