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6천억 투자…TV시장 선점노려
엘지에 이어 삼성도 중국에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공장을 짓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16일 “중국 장쑤성 쑤저우시 공업원구에 총 2조6000억원을 투자하는 7.5세대 엘시디 패널 공장을 짓기 위해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합작법인 설립은 한국과 중국 정부의 승인을 전제로 한 것이며, 합작법인의 자본금 규모 및 지분율, 설립 날짜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국내 패널 업체의 중국 진출은 지난 8월 중국 광저우시와 8세대 라인 합작 투자를 결정한 엘지디스플레이(LGD)에 이어 두번째다. 엘시디 패널은 투입되는 유리기판 크기에 따라 세대를 구분하는데, 7세대 이상은 101㎝(40인치) 이상 제품에 최적화된 설비다. 공장 가동 시점은 2012년께로 엘지와 거의 비슷한 시점에 이뤄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달 중 정부에 국외투자 승인 신청을 낼 계획이다. 엘시디 패널은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돼 있어 정부의 수출 승인을 받아야 한다.
전세계 시장 1·2위를 다투는 국내 패널업체의 중국 진출은 급성장하는 중국 텔레비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행보다. 중국의 중앙·지방 정부 역시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어, 일본·대만 등 경쟁 업체들의 중국 진출도 잇따를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선진국 시장이 성숙기에 이른 반면, 중국은 마지막 남은 대규모 수요처”라며 “경쟁사인 엘지디스플레이가 한발 앞서 중국 투자에 속도를 내면서 삼성이 투자 결정을 다소 앞당긴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엘시디 사업부문에 대한 경영진단을 마친 뒤 내부적으로 중국 투자 시점을 조율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국내 8세대 라인 증설 계획도 조만간 확정할 방침이다. 8세대 라인을 짓는데는 3조원 안팎이 소요된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