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퍼트 머독 뉴스코프 회장
국내 미디어 산업 진출할까…업계 ‘촉각’
이재용 삼성전무와 콘텐츠 판매 논의할 듯
이재용 삼성전무와 콘텐츠 판매 논의할 듯
세계적인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 뉴스코프 회장이 7일 한국을 방문한다.
6일 방송통신위원회와 재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머독 회장은 7일 하루 동안 한국에 머물면서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머독 회장은 삼성전자의 최지성 디엠시(DMC) 부문 사장, 이재용 전무 등과 만날 것으로 알려졌는데, 콘텐츠 사업 협력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전자업계에선, 삼성전자의 인터넷 텔레비전을 통해 주문형비디오(VOD) 형태로 머독 회장이 거느린 계열사들의 뉴스·영화 콘텐츠를 판매하는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의 방한은 지난 4일 일본 교토에서 뉴스코프 자회사인 다우존스가 주최한 회의에 참석한 뒤 이어지는 것인데, 방한 목적과 자세한 일정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머독 회장은 <월스트리트 저널> <폭스 뉴스> <선데이 타임스> <20세기 폭스> 등 거대 방송·신문·영화사를 거느린 세계적인 미디어 재벌이다. 현재 세계 52개국에 170여 신문사를 포함, 780여 미디어 관련 기업을 소유하고 있다. 그의 방한은 1998년 이후 11년 만이다.
방송통신업계 관계자는 “머독 회장이 정부나 기업·기관 초청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한국 일정을 잡은 것 같다”며 “삼성전자 본사와 판문점 등을 방문한 뒤 곧장 중국으로 떠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머독 회장이 청와대에 면담 요청을 했으며, 최시중 방통위원장, 황장엽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 등을 만날 것이란 얘기도 흘러나온다.
한국 진출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온 머독 회장의 이번 방한은 최근 국내에서 종합편성 채널 등 미디어 진입 관련 규제가 완화되려는 시점에 이뤄지는 것이어서 관심을 끈다. 머독은 1998년 방한 당시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와 만나 미디어 투자 문제를 논의한 뒤 디지털 위성방송사업 참여를 결정한 바 있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미디어 제왕 머독이 삼성전자와 콘텐츠 분야에서 협력한다면 텔레비전과 휴대전화 시장에 커다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업 업계에선 머독이 국내 미디어 산업에 진출하기 위해 움직이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회승 이문영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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