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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IMF 어떻게 개혁할까

등록 2009-09-27 17:54수정 2009-09-27 20:43

이정우 경북대 교수(경제학)
이정우 경북대 교수(경제학)
[열려라 경제] 이정우의 경제이야기




미국 피츠버그에서 이틀간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지난 25일 막을 내렸다. 합의 내용 중에 국제통화기금(IMF)의 투표권 지분 변경이 눈에 띈다. 현재 국제통화기금의 투표권 지분은 선진국 57%, 신흥·후진국 43%인데, 앞으로 신흥·후진국의 몫을 5%포인트 높이기로 합의한 것이다. 현재 미국은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에서 18%의 투표권 지분을 갖고 있다. 국제통화기금의 의사결정은 전체 투표수의 85% 이상의 찬성으로 이루어진다. 바꾸어 말하면 15% 이상의 몫을 가진 유일한 나라인 미국이 거부권을 가짐을 의미한다. 사실 국제통화기금은 미국이 좌지우지해왔다. 총재 임명도 미국 입맛에 맞는 사람에 한정된다. 1997년 말 우리나라가 국제통화기금의 구제금융을 받을 때 한국에 왔던 캉드쉬 총재는 프랑스 관료 출신인데, 그가 장기간 총재 자리를 지킨 것은 미국이 적극 밀어주었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은 세계은행과 더불어 1944년 브레턴우즈 체제의 산물이다. 여기에 세계무역기구(World Trade Organization)를 합하여 ‘철의 3각형’ 혹은 ‘비신성 삼위일체’(Unholy Trinity)라 부른다. 브레턴우즈 회담에서 케인스가 국제통화기금 창설을 주장한 이유는 ‘시장의 실패’ 때문이다. 각국은 불황 타개에 소극적일 수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세계적, 집합적 행동이 필요하다는 것이 케인스의 생각이었다.

그러나 지금 국제통화기금은 케인스주의의 반대인 시장만능주의자들이 장악하고 있다. 구조적 국제수지 불균형이나 외채 누적에 허덕이는 나라가 국제통화기금에 구제를 요청하면 예외 없이 혹독한 구조조정, 고금리와 재정긴축, 민영화, 규제완화 등을 강요받게 된다. 이를 조건부로 융자해주기 때문에 ‘국제통화기금 조건’이라 부른다. 멀리 갈 것도 없이 1997년 이후 한국 상황을 생각해보라. 이는 전형적인 시장만능주의 처방으로, 선진국 금융자본에 사업하기 유리한 토양을 제공해준다. 그 대신 구조조정 대상 국가에서는 사회보장 예산이 삭감되고, 실업자가 늘어나 사회적 약자들은 엄청난 고통을 겪게 된다. 그래서 국제통화기금의 구조조정 프로그램은 후진국에서 인기가 없고, 원성의 대상이다. 동남아에서는 국제통화기금 차를 향해 시민들이 돌팔매질을 하는 사건도 있었다.

국제통화기금은 워낙 문제가 많아서 개혁 대상이 아니라 아예 폐지돼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이번 피츠버그 합의는 근본적 개혁이 아니고 미봉책에 불과하다. 국제통화기금이 갖는 시장만능주의 철학을 폐기하고 출발 때의 정신, 즉 세계의 약자를 돕는 집합적 행동이라는 케인스의 정신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개혁의 단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미국의 과분한 기득권을 폐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정우/경북대 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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