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매각 절차
금호생명 매각 250억차로 무산…강남터미널 지분매각 연기
22일 대우건설 인수의향서 접수…구조조정 시한 3개월 남아
22일 대우건설 인수의향서 접수…구조조정 시한 3개월 남아
금호아시아나그룹(이하 금호)의 구조조정 시한이 석달 앞으로 다가와 그룹 안팎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17일 금융당국과 산업은행 등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매각 주간사인 산업은행은 오는 22일까지 국내외 기업과 투자자들로부터 대우건설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할 계획이다.
산은은 지난달부터 대우건설 매각 절차에 들어갔으며 최근엔 비밀유지동의서(CA)를 체결한 투자자들에게 입찰개요서(IM)를 보냈다. 인수의향서를 받은 뒤에는 예비실사→입찰→우선협상대상자 선정→양해각서 체결→정밀실사→계약체결 등의 절차가 이어진다. 산은 관계자는 “10곳이 훨씬 넘는 투자자들이 비밀유지동의서를 체결했다”며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인수의향서를 몇 군데서나 내느냐”라고 말했다.
금호는 늦어도 대우건설 풋백옵션 행사일인 오는 12월15일까지 매각 작업을 마무리해야 하는 처지다. 이때까지 3조원이 넘는 풋백옵션 대금의 조달 계획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시간 자체가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금호와 매수자 간 가격을 둘러싼 줄다리기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는 가격을 조금이라도 더 받아야 매각 손실을 줄일 수 있다. 17일 현재 대우건설 주가는 1만4400원으로 풋백옵션 행사가격인 3만1500원과는 여전히 차이가 크다.
대우건설 다음으로 중요한 금호생명 매각 작업은 최근 원점으로 돌아간 상태다. 금호는 국민연금을 재무적 투자자로 끌어들인 칸서스자산운용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해 협상을 벌여왔으나 최근 결렬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호 쪽과 칸서스(국민연금) 쪽이 결국 가격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며 “최종 가격 차이는 250억원 정도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호 쪽 관계자는 “가격 차이는 250억원보다 훨씬 컸다”며 “현재 칸서스를 포함한 다수의 매수자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초 지난달 18일 사모투자펀드 코아에프지와 체결할 예정이었던 강남고속터미널 지분 매각의 본계약도 연기된 상태다. 지난 16일 금호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금호터미널 지분을 계열사인 대한통운에 매각해 2190억원을 회수했지만, 덩치가 더 큰 금호생명, 강남터미널 등은 매각 작업이 순탄치 않은 것이다.
대우건설, 금호생명 등의 매각 작업이 끝나고 풋백옵션을 다 정리한다고 해도 금호의 유동성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금호산업의 매각 손실을 메우기 위해 계열사 등이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 확충을 해야 하는 문제가 여전히 남는다. 금융당국은 금호의 구조조정 성공 여부가 올해 정부가 추진한 기업 구조조정의 전체 성적표를 좌우한다고 보고 금호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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