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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삼성도 ‘재상고’ 포기…‘이재용 체제 연착륙’ 도모할듯

등록 2009-08-21 20:03

‘SDS사건 더이상 공방 명분·실익없다’ 판단한듯
경영권승계 비판·사회적 신뢰회복 난제 수두룩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삼성에스디에스(SDS) 주식 헐값발행 사건 파기환송심 결과에 대해 재상고 하지 않기로 했다. 조준웅 특검에서 이어 삼성 쪽도 재상고를 포기함에 따라, 불법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9년여간의 법적 공방은 사실상 일단락됐다.

삼성 쪽 이완수 변호사는 21일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고 여러가지 사정을 고려해서 재상고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삼성이 재상고를 포기한 ‘여러가지 사정’ 중에는, 무엇보다 더 이상의 법적 공방은 명분도 실익도 없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시 대법원에 가더라도 이 전 회장의 유죄 판결이 바뀔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 사법부의 판단에 불복하는 모양새로만 비춰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룹의 한 간부는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니냐”며 “아무튼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법적 문제는 일단락된 걸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삼성 문제’는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가 특검 수사로 이어지면서 총수 일가와 옛 구조조정본부의 총체적 비리 의혹으로 확산됐다. 결과적으로 핵심인 불법 경영권 승계에 관한 한, 사실상 삼성이 판정승을 거뒀다는 게 재계 안팎의 평가다. 이 전 회장이 에스디에스 사건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삼성 지배구조의 핵심인 삼성에버랜드 사건에선 무죄를 받았다. 에버랜드를 정점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현 체제에는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다. 실형을 면한 이 전 회장이 그룹 경영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력 역시 크게 달라진 게 없다.

그러나 풀어야 할 난제는 여전히 많다. 대외적으로는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동시에 경영권 승계에 대한 비판 여론을 헤쳐나가야 한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삼성 스스로 진정성 있는 변화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경영 측면에선 과도기적 그룹 경영체제의 새로운 틀을 하루빨리 정착시키고 미래 경쟁력과 먹거리를 찾는 데 주력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순환출자 해소 등 근본적인 지배구조 문제도 풀어아 한다.

삼성 계열사의 한 임원은 “그룹이 성장 정체에 대한 위기 의식을 갖고 ‘창조 경영’을 앞세워 대대적인 변화를 모색하던 때에 특검을 맞아, 우리로선 ‘잃어버린 2년’이 된 셈”이라며 “이젠 삼성에게 변화의 기회와 시간을 주고 지켜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삼성은 지난해 내놓은 쇄신안을 이행하는 것에서부터 실타래를 풀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체제’로의 전환은, ‘속도’보다는 ‘연착륙’이 중요하다는 게 내부 분위기다. 전직 삼성 임원은 “후계 구도는 자녀들의 재산분할과 삼성생명 상장, 지배구조 개선 등과 긴밀히 연관된 문제”라며 “이 전 회장의 건강 등의 변수가 불거지지 않는 한 무리하게 속도를 낼 필요도 없고 그럴 시기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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