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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가계빚 비상등…연말 ‘카드사태’ 수준 우려

등록 2009-08-19 19:43수정 2009-08-19 22:24

삼성경제연구소 보고서
최근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지속되면 가계의 신용위험이 2003년 ‘카드 거품’ 수준에 이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9일 ‘늘어나는 가계부채, 문제없나’라는 보고서에서, “가계부채가 조정되고 있는 주요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부채가 크게 늘고 있다”며 “현재 수준의 급증세가 지속될 경우, 가계신용 위험지수가 2003~2004년 카드 거품 붕괴 당시의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가계부채가 올 2분기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전년 대비 9% 증가) 수준으로 계속 늘어날 경우 ‘가계신용 위험지수’가 올 3분기에는 1.36, 4분기에는 1.56에 이를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이는 신용카드 거품이 꺼진 2004년 1분기(1.55)와 비슷한 수준이다. 연구소가 자체적으로 산출한 이 지수는, 금융자산에서 금융부채가 차지하는 비율과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가계대출 금리, 신용카드 연체율 등 6개 항목을 종합한 것으로, 지수가 높을수록 부실화할 위험이 크다는 얘기다. 특히 전년 대비 9% 안팎의 가계부채 증가율은 2007년(12.4%)과 2008년(9.9%)에 비해 낮은 수준임에도 가계신용 위험지수는 이전보다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올 상반기에는 지난해 주식시장 반등 덕분에 금융자산이 증가했고 저금리 기조가 유지됐기 때문에 가계신용 위험지수가 그리 높지 않았다”며 “하반기에는 대출금리는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반면 처분가능 소득과 금융자산이 가계부채보다 덜 증가함에 따라 신용위험이 급등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경제성장률(-3.4%)은 지난해와 견줘 역성장했지만 예금 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7.5% 증가했다. 지난 7월까지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사상 최대치인 22조60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개인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39.9%로 미국(133.9%)을 이미 추월했다. 정영식 수석연구원은 “가계대출이 크게 는 것은 정부가 경기침체를 막으려 금리를 낮추고 부동산 규제를 대폭 완화한데다 금융회사는 안전한 주택담보대출을 선호하고 가계도 주택가격 상승을 예상해 대출을 늘렸기 때문”이라며 “국내 가계대출은 특히 변동금리 비중이 높아 금리 상승에 매우 취약한 구조인 만큼 정부가 선제적으로 부실화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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