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추이
CD금리 지난주부터 급등…대출·국고채 금리도 들썩
경기회복 기대감에 ‘풀린 돈 거둬질 것’ 예상 많아
경기회복 기대감에 ‘풀린 돈 거둬질 것’ 예상 많아
한국은행이 최근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채권금리 등 시중금리는 계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몇달간 거의 움직이지 않았던 시디(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가 오르면서 이에 연동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상승하기 시작했다. 금리가 오르고 있는 것은 경기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통해 시중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는 증권사에 맞서 은행권에서 시디 발행을 통해 단기자금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도 금리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14일 금융투자협회 자료를 보면 91일물 시디금리는 전날보다 0.02%포인트 오른 2.47%로 마감했다. 시디금리는 지난 4월16일 2.41%를 기록한 뒤 넉 달 가까이 변동을 보이지 않다가 지난 6일 2.42%로 올랐으며 13일 0.03%포인트 급등했다. 이번 주 들어 0.05%포인트나 오른 것이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일제히 오르고 있다. 국민은행은 기존 대출자에게 적용하는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고시금리를 다음주부터 2.71~4.41%로 0.03%포인트 올린다고 14일 밝혔다. 하나은행 고시금리(신규 대출자 포함)도 다음주부터 3.97~5.47%로 이번주보다 0.05%포인트 오른다. 14일 우리은행의 기존대출 고시금리는 3.33~4.63%로 전날보다 0.01%포인트 올랐다. 신한은행도 이날 기존대출 고시금리를 0.01%포인트(3.23~4.53%) 인상했다. 신규대출자 금리는 이것보다 훨씬 높아 5~6%대가 대부분이다. 올해 들어 시중은행들의 가산금리가 3% 포인트 안팎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시디금리가 오른 것은 시중은행들이 몇달만에 시디발행에 나섰기 때문이다. 14일 기업은행은 4개월물 시디 1100억원어치를 연2.62% 금리에, 에스시(SC)제일은행은 47일물 시디 500억원어치를 2.40%에 발행했다. 13일에도 에스시제일은행과 하나은행이 각각 3900억원어치 시디를 발행했다. 서철수 대우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로 자금이 이동하자 은행들이 시디 발행으로 단기자금 확보에 나서면서 조달비용(금리)이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시디금리가 오르자 그렇지 않아도 오름세를 보였던 국고채 금리가 더 들썩이고 있다.
14일 지표물인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5%포인트 오른 연 5.06%로 마감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연 4.61%로 0.09%포인트 급등했다.
장기 금리 상승은 기본적으로 본격적인 경기회복과 당국의 출구전략(정부나 한은이 시중에 푼 돈을 거둬들이는 것)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시디금리 상승이 추가 자극 요인으로 작용했다.
시중금리가 계속 상승할지는 경기회복 속도,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 은행에서 증권사로 이동하는 자금 규모 등 여러 변수에 달려있다. 서 연구원은 “은행과 증권사간 경쟁으로 시디금리는 당분간 오를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증권사로 간 돈들이 결국 다시 단기자금 시장으로 나오기 때문에 크게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경호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은 “금리 상승은 경기 회복 기대감을 반영한 결과지만 기준금리가 동결된 상황에서 시디금리가 추세적으로 오르긴 힘들다”고 말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추경호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은 “금리 상승은 경기 회복 기대감을 반영한 결과지만 기준금리가 동결된 상황에서 시디금리가 추세적으로 오르긴 힘들다”고 말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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