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동일지분 전통 깨진 금호, ‘형제갈등’ 시작되나

등록 2009-06-30 21:01수정 2009-07-01 00:06

금호그룹 소유구조
금호그룹 소유구조
박찬구 회장쪽 지난달 그룹 지배회사 금호석화지분 늘려
“경영권 이양 갈등 가시화”…“계열분리 위한 포석” 시각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 재매각을 발표하는 등 무리한 인수합병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박찬구 그룹 석유화학부문 회장 부자가 그룹 지배회사인 금호석유화학의 지분을 늘려나가고 있다. 이에 대해 시장에서는 ‘형제간 경영권 분쟁의 신호’ ‘그룹 계열분리 준비작업’ 등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공시를 보면 박찬구 회장과 아들인 박준경(금호타이어 부장)씨는 지난달부터 금호석유화학(이하 금호석화)의 주식을 계속 사들이는 한편 금호산업 주식은 팔고 있다. 30일 현재 박찬구 회장 부자의 금호석화 지분은 15.81%(보통주 기준), 금호산업 지분은 1.42%다. 이전까지 박삼구 그룹 회장과 아들 박세창(그룹 전략경영본부 상무)씨, 박찬구 회장 부자, 고 박정구 회장의 아들 박철완(아시아나항공 부장)씨의 지분은 모두 10.01%로 똑같았다. 금호산업 역시 6.11%씩 보유하고 있었다.

금호산업과 금호석화는 금호그룹의 양대 지주회사다. 특히 금호석화는 금호산업 지분을 19.03% 가지고 있어 금호석화를 지배하면 전체 그룹을 지배할 수 있는 구조다. 박찬구 회장이 ‘형제간 동일지분’ 전통을 깨고 그룹의 실질적 지배회사인 금호석화의 지분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우선 박찬구 회장이 그룹의 경영권을 박삼구 회장한테서 넘겨받으려는 압박용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금호그룹은 고 박인천 창업주에 이은 2세 경영이 시작되면서, 형이 동생에게 경영권을 물려주는 ‘형제 경영’ 전통을 이어왔다. 박삼구 회장은 셋째, 박찬구 회장은 넷째 아들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이 박찬구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기지 않으려고 해 갈등이 있다는 소문이 있었다”고 말했다. 더구나 최근 대우건설 재매각으로 박삼구 회장에 대한 책임론도 대두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로서는 박삼구 회장에게 충분히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사안”이라며 “박삼구 회장의 경영실패로 박찬구 회장에게 힘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지분 변동으로 경영권 이양 문제를 가시화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계열분리에 대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재벌 연구 권위자인 김진방 인하대 교수는 “금호그룹은 운송, 화학, 타이어 등 부문 간에 큰 시너지가 없어 형제간 갈등이 없더라도 계열분리를 할 만한 그룹”이라며 “엘지그룹이 했던 것처럼, 일단 금호석화를 지주회사로 만들어 계열사들을 모두 아래로 집어넣은 다음, 그 지주회사를 둘로 쪼개 계열사를 나눠 갖는 방식을 동원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경우 박찬구 회장이 계열분리 과정에서 더 많은 계열사를 가져가기 위한 협상용으로 이용하기 위해 금호석화 지분을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그룹 경영권이든 계열분리든 간에 박찬구 회장이 형과 맞서기 위해서는 그룹의 핵심인 금호석화 지분을 늘리는 것이 전략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호그룹 쪽은 “대주주의 단순한 지분변동일 뿐”이라며 “계열분리 등은 지나친 확대해석”이라고 밝혔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6조’ LG CNS 기업공개…또 ‘중복상장’ 논란 일 듯 1.

‘6조’ LG CNS 기업공개…또 ‘중복상장’ 논란 일 듯

기업은행 240억 규모 금융사고…금감원 다음주까지 현장검사 2.

기업은행 240억 규모 금융사고…금감원 다음주까지 현장검사

‘상용화 멀었다’ 젠슨 황 한마디에, 양자컴퓨터 주식 40% 폭락 3.

‘상용화 멀었다’ 젠슨 황 한마디에, 양자컴퓨터 주식 40% 폭락

정용진, 이명희 총괄회장 ‘이마트’ 지분 전량 매입…세부담 줄여 4.

정용진, 이명희 총괄회장 ‘이마트’ 지분 전량 매입…세부담 줄여

6일의 설 연휴, 고속도로·공공주차장 무료로 열린다 5.

6일의 설 연휴, 고속도로·공공주차장 무료로 열린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