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경제성장률 전망치 비교
미국 -2.8%→-3.0% 한국 -4%→-3.5%
내년 세계 성장률 전망은 2.8%로 크게 높여
내년 세계 성장률 전망은 2.8%로 크게 높여
세계은행(WB)이 23일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크게 낮췄다. 그러나 나라별로 보면 미국과 유로권, 일본 등 선진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4월 국제통화기금(IMF)이 예상한 것보다 나빠졌으나,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전망은 조금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이는 최근 경제분석기관들이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해온 흐름과 같다. 다만 전망하는 성장률의 수치로 보면, 국제기구와 국내 분석기관들 사이에 차이가 여전하다.
세계은행은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이번에 -2.9%로 크게 낮췄다. 구매력 평가를 반영해 산출한 성장률 전망치는 -1.7%로, 국제통화기금의 4월 전망치(-1.3%)보다 0.4%포인트 낮아졌다. 두 국제기구의 성장률 전망치를 비교해보면, 미국은 -2.8%에서 -3.0%로 0.2%포인트 떨어졌고, 유로권은 -4.2%에서 -4.5%로 낮아졌다. 일본도 -6.2%에서 -6.8%로 침체 정도가 더 깊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6.5%로 국제통화기금의 4월 전망치와 이번 세계은행 전망치가 같다. 인도의 경우 국제통화기금은 4.5% 성장을 예상한 반면, 세계은행은 5.1%로 높였다. 우리나라는 국제통화기금이 -4.0%로 내다봤고, 세계은행은 -3.5~-3.0%로 좀 더 괜찮게 봤다.
이런 전망 차이는 두 기관이 올해 세계 무역규모 축소 정도를 달리 보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은 지난 4월 올해 세계 무역규모가 지난해보다 11% 줄어들 것이라고 봤지만, 세계은행은 9.7% 감소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무역 위축이 조금 덜하다고 보고, 아시아 신흥국들의 경기후퇴 폭을 조금 낮춰잡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두 국제기구의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2% 안팎인 국내 경제분석기관들의 전망보다 매우 나쁘다. 이에 대해서는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이 올해 상반기 한국 경제의 ’반등’ 정도를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7%로 상향 조정한 엘지(LG)경제연구원의 오문석 경제연구실장은 “올해 2분기 우리경제의 전기대비 성장률이 2% 안팎에 이를 것”이라며 “세계은행 전망이 맞으려면 하반기에는 마이너스 성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상반기 우리 경제가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지출로 제법 호전되고, 낮은 수준의 국제유가가 한국 경제에 큰 이득을 안겨줬다는 점을 세계은행이 간과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실제 경기 흐름은 국내 분석기관들의 전망에 더 가깝게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국내기관들도 우리경제가 본격 회복하려면 앞으로도 꽤 시간이 필요해, 이른바 ‘U’자형 회복을 하리라는 데는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한편, 내년 세계경제 전망은 세계은행이 국제통화기금보다 ‘빠른 회복’ 을 점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은 구매력평가를 반영한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을 1.9%로 봤으나, 이번 세계은행 전망은 2.8%로 크게 높아졌다. 그럼에도 세계은행은 내년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3.7%, 엘지경제연구원의 ‘3%대’보다 낮은 ‘2%대’로 예상했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