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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국제 원자재값 다시 뜀박질

등록 2009-05-13 22:26

(※클릭하시면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유가 연중 최고치…구리·납·전기동 40%↑
중국 수요증가·세계적 유동성 과잉 영향
물가상승 부추기고 소비억제 부를수도
경기침체로 급락했던 원유 등 국제 원자재값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국제 유가는 연중 최고치에 이르렀고, 구리·전기동 등 산업용 주요 원자재 값도 연초보다 최고 40% 가량 올랐다. 일부 국가의 수요 증가와 전 세계에 넘쳐나는 유동성이 상품시장으로 몰린 결과다. 전문가들은 각국의 재정 확대와 달러 약세 등 금융 쪽 요인에 따른 반등 성격이 짙다고 본다.

■ 얼마나 올랐나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일(현지시각) 서부텍사스산 원유(WTI)의 6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장중 배럴당 60.08달러를 기록한 뒤 58.8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여섯 달 만의 최고 수준으로, 지난해 12월 33.87달러로 바닥을 찍은 뒤 73%나 상승했다. 올 들어서만 34%나 오른 것이다. 이 밖에 국제 상품시장에서 설탕 가격은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주석은 여섯 달, 옥수수는 넉 달 만에 각각 최고치를 경신했다. 산업용 원재재인 구리·납·전기동 등은 지난해 말 저점에 견줘 40% 이상 올랐다. 석유·구리·밀 등 19개 품목으로 구성된‘로이터제프리 시아르비(CRB)지수’는 지난 2월 바닥을 찍은 이후 20% 상승했다.

■ 왜 오르나 수요 측면에선 중국의 강한 ‘사자세’가 원자재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중국 세관이 12일 밝힌 수출입 동향을 보면, 4월 원유 수입은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13.6% 증가했다. 월별 기준으로 역대 두번째로 많다. 철광석과 구리의 수입도 월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원자재 수요 증가와 함께, 각국의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 달러 약세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특히 세계 주요국의 재정지출 확대와 저금리 정책이 빚은 ‘글로벌 과잉 유동성’이 주된 요인이라는 진단이 많다. 올 들어 세계 주요국이 발표한 재정지출 확대 규모는 무려 1조1200억달러로, 이 가운데 평균 30% 안팎이 산업용 원자재 수요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다.

또 넘쳐나는 달러 유동성은 달러 가치 하락으로 이어져 달러 표시 금융자산보다 원자재 시장의 매력을 훨씬 더 키우고 있다. 프랑스 소시에테 제네랄의 애널리스트 마이크 위트너는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은 펀더멘탈에 기초했다기보다 금융 흐름(자금 유입)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글로벌 원자재 관련 펀드에는 뭉칫돈이 몰리면서 선물 가격이 현물 가격을 다시 끌어올리는 상승 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원유의 ‘비상업 매수포지션’은 지난해 10월 하루 4만여건 수준에서 올 4월에는 9만건으로 급증했고, 올 1분기 에너지 인덱스펀드에는 지난해 4분기보다 3배 가량 늘어난 15억달러가 몰렸다. 삼성경제연구소는“약세를 보이고 있는 달러의 투자 대체수단으로 상품시장 유인효과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 인플레 신호인가 세계 각국이 예고한 재정 지출은 하반기에 더 많이 몰려 있다. 따라서 원자재 시장에서는 당분간 유동성 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지난 2007부터 2008년 상반기까지 벌어졌던 원자재 폭등세를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는 전망이 많다. 폭등세를 뒷받침하기에는 아직 경기 활력이 너무 약하기 때문이다. 오상봉 산업연구원장은 “세계적인 과잉 유동성과 투기자금 유입, 달러화 약세 등으로 언제든 원자재 시장은 과열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수요 회복이 뒷받침되지 않아 지난해와 같은 급등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수요 뒷받침 없이 돈의 힘만으로 원자재 값이 급등할 경우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이다. 원자재 값 상승은,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이는 실질소득을 감소시켜 전체 소비를 억제하게 된다. 저성장과 고물가 동시에 벌어지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진다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우리 경제가 이런 국면으로 가는 임계점을,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79달러로 봤다. 12일 현재 두바이유는 57.37달러다.

김회승 류이근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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