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이디(LED) 텔레비전 수요 전망
삼성, 주사율 높인 2종 출시…엘지에 맞대응
초기시장 선점 둘러싸고 기술 방식 입씨름
초기시장 선점 둘러싸고 기술 방식 입씨름
차세대 기술로 떠오르고 있는 발광다이오드(LED·엘이디) 텔레비전을 두고 삼성과 엘지의 기싸움이 점입가경이다. 기선은 삼성이 잡았지만 엘지의 추격이 거세다. 최근 들어 각사의 장점을 앞세운 새 제품을 장군멍군 식으로 내놓으며 초기시장 선점을 둘러싼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27일 기존 모델보다 주사율을 두 배 높인(240㎐) 116㎝(46인치)와 139㎝(55인치) 엘이디 텔레비전(8000 시리즈) 2종을 내놨다. 엘지전자가 일주일 전 국내 처음으로 240㎐ 주사율을 구현한 엘이디 텔레비전 3종을 출시한 데 대한 맞대응 성격이 짙다. 이로써 삼성은 지난 3월 120㎐ 제품(6000/7000시리즈) 6종에 이어 기능별·크기별·가격대별 라인업을 구축했다. 두 업체가 최근 경쟁적으로 내놓은 240㎐ 제품은, 1초당 240장의 영상을 뿌려줌으로써 운동 경기 등 빠른 동영상의 끌림 및 잔상 현상을 개선한 것이다.
두 업체의 신경전은 기술 방식에서 첨예하다. 엘이디 텔레비전은 기존 광원(백라이트)인 형광램프(CCFL) 대신 엘이디를 사용한 것인데, 엘이디 소자를 패널 뒷면에 까는 ‘직하형’(직접조명)과 패널 테두리에 배치하는 ‘에지형’(간접조명) 두 가지로 나뉜다. 삼성전자가 채택한 에지형은 패널 뒤 백라이트 공간이 필요없기 때문에 두께를 얇게 만드는 데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삼성 제품은 두께가 ‘손가락 한 마디’(핑거슬림) 정도인 29.9㎜로, 직하형인 엘지 제품의 3분의 1 수준이다. 또 패널에 탑재되는 엘이디 소자 개수가 직하형의 3분의 1 정도여서 원가 경쟁력이 앞선다.
엘지는 직하형의 화질을 강조한다. 에지형보다 많은 엘이디 모듈이 탑재되고, 빛의 밝기와 색상을 조절하는 기술(로컬디밍)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엘지전자 쪽은 “에지형이 엘이디 소자를 적게 사용하지만 밝기가 강한 제품을 써야 하고 빛을 뿌려주는 도광판 등 고가 부품이 들어가기 때문에 가격면에서 직하형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삼성은 ‘삼성은 두께, 엘지는 화질’이라는 프레임 자체를 반박한다. 삼성전자 쪽은 “직하형은 단순히 형광램프를 엘이디로 바꿔 끼운 것으로 1~2년 전 상용화된 기술이며, 두께 등 직하형의 단점을 극복한 게 에지형”이라며 “다른 경쟁사들이 에지 방식을 채택하지 못하는 것은 발열에 따른 변형 등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공방은 두 업체의 시장접근 방식 차이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하다. 삼성은 ‘적극적인 초기 시장 창출형’으로, 올해 전체 엘시디 텔레비전 매출 가운데 엘이디 제품의 비중을 두자릿수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반면 엘지는 시장이 무르익는 적기에 제품을 출시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오는 7월께 두께 24㎜ 직하형 제품을, 에지형은 9월께 출시할 예정이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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