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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휴대폰 코리아’ 홀로 웃었다

등록 2009-04-27 08:36수정 2009-04-27 09:03

삼성·엘지, 세계 시장점유율 분기별 최대치
노키아 판매량 20%↓…모토롤라·소니도 추락
신제품 늦고 서비스 떨어져 국내서도 맥못춰
세계 휴대시장에 새로운 ‘삼국지 시대’가 열릴까?

거센 돌풍의 중심엔 한국산 휴대전화가 있다. 올 1분기 전세계 휴대전화 시장 규모는 지난해에 견줘 15%나 쪼그라들었다. 전체 파이가 줄어든 만큼 생존경쟁은 훨씬 더 치열했다. 결과는 삼성전자와 엘지(LG)전자의 완승이다. 글로벌 ‘빅5’의 1분기 성적표를 보면, 삼성과 엘지는 견실한 영업흑자를 내며 둘 다 시장점유율을 높인 반면, 모토로라와 소니에릭슨은 곤두박질쳤고 절대강자 노키아도 크게 흔들렸다. 국내에서도 외산업체들은 ‘토종의 힘’에 밀려 맥을 못추고 있다. 휴대전화 시장이 ‘노키아-삼성-엘지’의 ‘빅3’ 구도로 새롭게 재편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올 1분기 삼성과 엘지의 휴대전화 시장점유율은 분기별 최대치를 나타낼 전망이다. 삼성은 19%, 엘지는 9% 가량으로 추정된다. 전세계 휴대전화 10대 중 3대가 한국산인 셈이다. 업계 2위인 삼성전자는 양과 질에서 1위 노키아를 압도했다. ‘빅5’ 가운데 유일하게 전체 판매량(4600만대)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고,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도 12%로 유일하게 두자리수를 기록했다. 반면 부동의 1위 노키아는 판매량이 20%나 줄어 1억대를 밑돌았다. 시장점유율도 37%로 전분기보다 1~1.5%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1년 전 20%를 웃돌던 영업이익률은 8.9%로 추락했다. 삼성이 이익률에서 노키아를 앞선 것은 4년 만이다. 노근창 에이치엠시(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한 때 3배에 이르던 노키아와의 점유율 차이를 2배 수준으로 좁혔다”며 “무엇보다 시장 침체기에 점유율과 수익성에서 노키아를 앞선 것은 튼튼한 체력과 경쟁력을 과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3~5위를 둘러싼 중위권 경쟁에서는 엘지전자가 소니에릭슨과 모토로라와의 격차를 확실히 벌릴 태세다. 타깃 시장과 제품군에서 엘지와 비슷한 소니에릭슨의 경우, 1분기 판매량이 1450만대로 전분기와 지난해 대비 각각 40%, 35% 급전직하했다. 8%대를 유지해 온 시장점유율은 6%대로 추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소니에릭슨이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모토로라의 몰락 과정을 뒤따르는 게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온다. 반면 엘지는 지난해보다 매출액이 22% 증가했고, 영업이익(2626억원)과 이익률(6.0%)도 계절적 성수기인 지난해 4분기보다 크게 개선됐다. 판매량(2260만대)은 지난해보다 7% 가량 줄었지만, 경쟁사의 부진으로 시장점유율은 9% 안팎으로 1%포인트 가량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엘지의 시장 확대는 환율 효과와 원가 절감, 고가의 터치폰·스마트폰 시장에서의 발빠른 대응력 등이 주된 원동력이 됐다. 특히 수익성 높은 선진국 시장에서 다양한 라인업과 마케팅으로 현지 이동통신사와 유통회사들의 요구에 순발력 있게 대응한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 많다. 이윤상 엔에이치(NH)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침체로 주요 경쟁사들이 위기에 봉착하면서 국내 단말기 업체가 반사이익을 흡수하는 기회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삼성이 노키아를 위협하고, 엘지가 그 뒤를 쫓는 3강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국내시장에서도 외산업체들은 국산 브랜드에 밀려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국내 휴대전화 시장은 대수 기준으로는 전세계시장의 2%에 불과하지만 금액으로는 5%에 이르고, 특히 스마트폰·터치폰 등 고가형 단말기가 주력이어서 외산업체들이 시장 공략에 애를 쓰고 있다. 하지만 초반 성적표는 거의 낙제점이다. 주력 모델 판매량이 수천대에 머물거나, 일부 법인용 판매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시장의 기대와 달리, 제품의 기능, 서비스망, 가격 경쟁력 등에서 국산 브랜드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6년만에 다시 한국시장에 진출한 노키아의 스마트폰(6210s)은 핵심기능인 위성항법장치(GPS) 길안내 서비스를 국내 모델에 달지 않아 불만을 샀고, 소니에릭슨의 스마트폰(엑스페리아)은 키보드에 해당하는 쿼티 자판에 같은 부호가 중복돼 곤욕을 치렀다. 더구나 외산 휴대전화의 경우 국내 통신망과의 연동 작업 때문에 출시된지 6개월~1년 가량 된 모델이 대부분이어서, 제품 교체 주기가 짧고 애프터서비스에 민감한 국내 소비자의 성향을 맞추기 힘들 수 밖에 없다.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글로벌 플레이어인 삼성-엘지-팬택게열이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한국시장에서 외국 업체들이 마케팅과 유통, 서비스에서 경쟁하기는 힘들다”며 “네트워크 서비스 등을 이용한 차별화된 콘텐츠 없이 단말기만 팔아서는 틈새 제품에 머물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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