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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환경과 경제의 공생…‘새 성장동력’ 실험

등록 2009-04-26 20:37수정 2009-04-26 20:39

22일 ‘지구의 날’에 뉴욕에서 환경보호주의자들이 환경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나무 모양으로 분장한 채 행진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꽃씨 등을 행인들에게 나눠줬다.  뉴욕/신화 연합
22일 ‘지구의 날’에 뉴욕에서 환경보호주의자들이 환경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나무 모양으로 분장한 채 행진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꽃씨 등을 행인들에게 나눠줬다. 뉴욕/신화 연합
[‘대전환’의 시대] 제2부 자본주의 어디로 가나?
3회 그린 자본주의
지난 2월 유엔환경계획(UNEP)의 ‘글로벌 그린 뉴딜’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도이체방크의 파반 수크데브 세계시장 담당 이사는 “20세기 경제모델은 하루 2달러 미만으로 사는 전세계 26억 인구의 삶의 질을 개선할 가능성의 한계에 부닥쳤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계경제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전제하고, “단기적이고 착취적인 어제의 경제를 따를 것이냐, 가난한 사람들뿐 아니라 부자들에게도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면서 여러 도전에 대처할 수 있는 새로운 녹색경제로 나아갈 것이냐를 선택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유엔환경계획은 앞으로 2년 동안 전세계 총생산의 1%(약 7500억달러)를 투자해 세계경제에 녹색 인프라의 씨앗을 뿌릴 것을 제안했다.

성장 한계 드러낸 석유경제
지속가능한 녹색경제로
“산업·생활 모든 게 바뀔 것”

금융위기와 지구온난화 가속화, 에너지가격 불안 등 3대 위기에 동시에 빠진 세계경제가 ‘그린 자본주의’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까?

녹색성장이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 경제회복 프로그램의 중심축으로 대두하면서, 과거에는 경제에 부담이 된다고 여겨지던 환경보호가 경제회복과 일자리 창출, 빈곤 퇴치의 효율적 엔진이라는 발상의 대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을 지지하며 좀더 과감한 투자정책을 촉구하는 기업인, 노동조합, 시민단체들의 모임인 ‘아폴로동맹’의 창설자 중 한명인 로버트 보러시지 미국미래연구소(IAF) 소장은 지난 2월 <한겨레>와 만나 “녹색성장은 자동차 문화, 거주 환경, 소비 패턴 등 모든 것을 바꾸게 될 것”이라며 “2차대전 이후 최대의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 100여년 전세계의 동력이던 석유경제가 저탄소 녹색경제로 전환한다면, 산업과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혁명을 일으키게 될 것으로 보인다. 거대한 신규 고용과 수요를 창출하게 되고, 누가 이를 선도하느냐에 따라 전세계 지정학적 질서에도 거대한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탄소 배출권 거래 추이
탄소 배출권 거래 추이
2차 세계대전 이후 1960년대까지 세계경제의 동력은 산업화였다. 제너럴모터스(GM)가 이 시기의 대표적 기업이었다. 70년대엔 카길이나 번지, 콘티넨털그레인 같은 곡물·종자 관련 회사의 성장에서 볼 수 있듯, 상품이 부 창출의 엔진이 됐다. 80년대에는 또 한차례 큰 변화를 겪었다. 금융선물과 파생상품 거래가 성장하면서 자본시장이 급성장하고 부채의 상품화가 이뤄졌다. 90년대는 소프트웨어, 정보통신의 시대로 정보의 상품화가 이뤄졌다. 21세기엔 물과 공기와 같은 귀중한 자원들이 상품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세계 70억 인구는 더 이상 공기와 물을 공짜 자원으로 여길 수 없게 됐다. 저탄소경제, 녹색경제로의 전환은 지구 환경을 살린다는 이상적 목표인 동시에, 성장의 한계에 부닥친 세계경제의 돌파구로도 주목받고 있다. 온실가스인 탄소 배출을 통제하는 국가와 기업, 기술이 가치 창출의 주체가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특히 서구 국가들은 탄소배출권 거래 등을 준비하며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탄소 배출권 사고파는 시대
1천억달러 시장으로 성장
10년내 5조~10조달러

2005년 2월 발효된 교토의정서에 근거한 탄소배출권 시장은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2006년 312억달러, 2007년 640억달러, 지난해엔 1천억달러 규모로 거래가 늘었다. 교토의정서를 거부했던 미국도 오바마 행정부가 등장하면서 배출권 제도 도입을 목표로 ‘총량제한 배출권 거래제’(Cap & Trade) 입법을 예고했다. 내년쯤이면 최대배출권 시장인 미국의 변화가 예상된다.

오는 12월 코펜하겐 기후변화회의에서 교토의정서가 만료되는 2012년 이후의 온실가스 감축 기준이 합의되면 탄소시장은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탄소시장을 주도하는 시카고 기후거래소의 리처드 샌더 회장은 <한겨레>와의 전자우편 인터뷰에서 “10년 안에 탄소시장은 5조~10조달러 규모로 커질 것”이라며 “탄소배출권 시장은 세계 상품거래 시장 가운데 최대가 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보였다.

그러나 유럽 기후거래소에서 지난해 여름 t당 30유로를 웃돌던 이산화탄소 배출권 가격은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올해 초 10유로 이하로 떨어졌다. 또다른 상품시장인 탄소배출권 시장의 거품 형성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이는 더 많은 시행착오와 개선 노력이 필요하며, 화석연료 경제를 청정에너지의 녹색 경제로 전환하는 데는 적어도 한 세대가 걸릴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앞으로 저탄소 녹색경제에 적응할 수 있는지의 여부가 결국 21세기 적자생존의 문제가 될 것이라는 공감대는 더욱 확산되고 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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