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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외국인 임원 효과 있나” 엘지 내부서 불만 솔솔

등록 2009-04-08 21:17수정 2009-04-08 23:25

엘지전자 최고경영진(C-레벨) 현황
엘지전자 최고경영진(C-레벨) 현황
“의사소통 왜곡 소지”-“단기성과 집착”
한쪽선 국내파 ‘밥그릇 챙기기’ 지적도
“외국인들은 아무래도 단기 성과에 집착한다. 엘지만의 조직 문화가 갖는 경쟁력이 발휘되지 못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

“견해가 다를 경우 그 이유를 서로 충분히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다. 의사 결정은 빨라졌는지 모르지만 별 주장 없이 그냥 따르게 된다.”

남용 엘지(LG)전자 부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글로벌 인재경영’을 내걸고 적극적으로 외국인 전문가들을 영입했다. 이른바 ‘시(C) 레벨’ 최고경영진 7명 가운데 5명을 글로벌 기업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외국인으로 채웠고, 국외 법인장 등 상무급 이상 자리에도 외국인 50여명을 새로 영입했다. 그러나 이들 외국인 임원의 ‘능력과 효용’을 둘러싸고 엘지전자 내부에서 적잖은 불만의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파란 눈 보스’에 대한 회의론은 무엇보다 소통 문제에서 출발한다. 한 3년차 상무는 “임원급 회의와 미팅을 모두 영어로 진행하는데, 영어권 체류 경험이 없는 국내파들은 직책과 관계없이 소외될 수밖에 없다. 의사 결정이 왜곡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임원들의 강한 ‘성과 지향’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외국 주재원 경험이 있는 한 부장급 간부는 “현지에서 제품별 라인업을 일부 철수하는 데 외국인 보스와 의견이 달라 애를 먹은 적이 있다”며 “외국인들은 연봉과 성과에 집착하기 때문에 ‘방어형 전략’을 잘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달 중순에는 최고인사책임자(CHO)로 영입한 외국인 부사장이 1년도 안 돼 사임하면서 이들의 ‘충성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한 고참 부장은 “마케팅과 공급망 관리, 구매 분야뿐 아니라 인사 정책까지 왜 외국인에게 맡겨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전반적인 기업 문화를 혁신하는 일인데 너무 서두르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외국인 영입에 대한 불만은 기존 임원과 간부들의 위기 의식과 ‘밥그릇 챙기기’에서 비롯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부터 직급 승진 기한이 늘어나고 현지인이 국외 법인장으로 승진하는 등 인사 시스템이 ‘국내파’들에게 불리한 방식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국외 법인장의 30%를 현지인으로 채울 방침이어서 국내파의 설 자리는 더 좁아지게 된다. 입사 3년차인 한 사원은 “외국인 보스가 오면서부터 의사 결정이 빨라지고 상하 관계도 부드러워졌다”며 “아무래도 기존 임원들 밑에 있는 것보다 글로벌 관점의 업무 시각을 키우는 데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불협화음’을 의식한 듯, 남 부회장은 최근 국외 법인과 임직원들에게 “한국인과 외국인을 구분하지 않는 직원간 결속력”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기업에서 영어를 쓰는 것은 숙명이므로 이에 대해 노력하지 않는 것은 정말 나쁜 것”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토로하기도 했다. 엘지전자 관계자는 “외국인 임원들은 짧게는 3년에서 길게는 5년 정도 미래를 내다보고 영입한 것이어서 아직 성과를 따질 단계가 아니다”라며 “글로벌 인재 영입은 마케팅 중심의 글로벌 기업으로 체질을 혁신하는 촉매제 구실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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