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 “경기침체로 연체율 상승해”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31일 앞으로 금융감독 정책을 펼 때 실물경제에 대한 자금지원 확대보다 금융회사 건전성 관리에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이날 취임 1주년 보도자료에서 “지금까지는 급격한 신용경색 국면에서 실물부문에 대한 충분한 양적 지원 확대에 주력해 왔으나, 최근 경기침체로 기업의 자금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는 연체율 상승 등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해치는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실물부문에 대한 지원을 좀더 정교하게 함으로써 양적 확대가 금융기관의 건전성 악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건전성 관리에 역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발언은 정부가 실물경제 지원을 위해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은행권에 요구하고 있으나, 경기침체로 최근 중소기업 연체율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정부가 은행권에 요구한 올해 중소기업 대출 증가 목표액은 50조원이다. 이와 별도로 지난해 금감원이 은행과 맺은 외채지급보증 관련 양해각서에서는 올해 목표를 39조6000억원으로 잡고 있다.
김 원장은 “중장기적인 안목에서 금융감독 기능을 체계적으로 높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 ‘한국판 터너 리포트’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터너 리포트’는 최근 영국 금융감독청(FSA)의 로드 터너 의장이 발표한 금융시스템 개혁 방안이다. 여기에는 △금융기관 영업전략과 시스템 리스크 유발 행태에 대한 감독 강화 △유동성 규제 강화 △임직원 보상체계 개혁 등이 담겨 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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