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추이
국민은행, 4월부터 가산금리 폐지 등 최고 1%p↓
신한은행, 감면금리 확대…우리·하나·기업도 검토
신한은행, 감면금리 확대…우리·하나·기업도 검토
시중은행들이 정치권과 금융당국의 금리 인하 요구를 받아들여 다음달 1일부터 새로 취급하는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일제히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은 4월1일부터 판매마진을 기존 0.85%포인트에서 0.55%포인트로 0.3%포인트 줄이고, 부채비율이 높은 고객한테 붙였던 가산금리 0.3%포인트를 폐지하겠다고 29일 밝혔다. 또 주거래 고객의 우대금리를 종전의 0.1%포인트에서 0.3%포인트로 확대하고, 소형 주택(전용면적 60㎡ 이하) 보유자에 대해서는 근저당 설정 비용을 은행에서 부담해 0.2%포인트의 가산금리를 면제해 주기로 했다. 국민은행 쪽은 “이런 혜택을 모두 적용받으면 최고 1%포인트의 대출금리 인하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도 다음달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인하한다. 신한은행이 자체적으로 정한 기준에 따라 그동안 0.0~0.6%포인트까지 우대해 주던 ‘감면금리’를 0.3~0.9%로 0.3%포인트 확대하고, 대상도 단골 고객에서 일반 고객에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대출신청 고객이 소득이 없을 경우 붙였던 0.2%포인트의 가산금리와 연립주택·빌라 등의 담보에 가산했던 0.3%포인트, 500만원 이하의 소액대출에 대한 1.5%포인트의 가산금리도 모두 폐지된다. 우리·하나·신한·기업 등 다른 주요 은행들도 판매마진을 줄이거나 우대금리 적용 확대를 검토하고 있어, 전체 은행권에서 금리인하 움직임이 일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은행들은 시장금리의 꾸준한 하락에도 대출금리 인하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도 지난 27일 기준 2.43%까지 하락했으나, 은행권의 신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여전히 5%대 중후반~6% 초반에서 머물고 있었다. 예를 들어 국민은행의 현재 주택담보대출 고시금리는 3.19~4.69%지만 실제 영업점에서는 가산금리 등을 붙여 5% 중후반 수준에서 대출을 해주었다.
이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지난 24일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원장은 “1인당 1억원이 넘는 인건비를 받으면서 은행이 대출금리를 낮추지 못하는 것을 국민은 이해할 수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고 25일에는 진동수 금융위원장이 “금리 인하를 위해 은행들이 노력할 부분이 있다”고 가세했다.
이에 황영기 케이비(KB)금융지주 회장은 27일 주주총회 직후 “대출금리 인하는 시장 원칙상 힘들지만 지금은 시장이 실패한 상황인 만큼 정부의 금리 인하 정책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윤용로 기업은행장도 같은 날 “중소기업의 경우 신용 악화에 따른 등급 하락 때 추가 금리인상분을 반영하지 않음으로써 금리인하 효과를 내는 방안 등 여러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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