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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미국 FRB, 국채매입 결정 배경은 자금시장 금리인하 유도

등록 2009-03-22 19:23

[열려라 경제] 아하 그렇구나
장기금리 떨어뜨려 자금시장 금리인하 유도
어려운 미국 경제 살리기 위한 ‘독한 처방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RB)가 미국 정부가 발행하는 장기국채 3천억달러어치를 매입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번 조처에 대해 ‘마지막 도박’ ‘극약처방’ ‘달러 퍼붓기’ 등의 우려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각 나라 중앙은행의 목적은 금리나 통화량 조절을 통해 돈의 가치를 안정시켜 물가안정, 성장,고용안정 등을 달성하는 것입니다. 한국은행은 ‘물가안정’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한은은 적정한 물가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정책금리(‘한은 기준금리’)를 올리거나 내립니다. 또 콜금리(은행간 하루짜리 대출금리)가 기준금리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금융기관에 유동성을 공급하기도 하고 회수하기도 합니다. 환매조건부거래와 통화안정증권 발행·환매가 대표적인 수단입니다. 하지만 초단기금리인 콜금리 외에 단기·중기·장기금리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습니다. 파급효과를 통해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결정되도록 놓아둡니다.

중앙은행이 이런 구도에서 벗어나 장기 국채를 사들이는 것은 드문 일입니다. 중앙은행이 국채를 사들이면 국채가격은 올라가고 금리는 떨어집니다. 미국 연준의 이번 조처는 직접 시장에 뛰어들어 장기금리를 낮추겠다고 선언한 것입니다. 더이상 기준금리를 낮출 수가 없는 사정 때문입니다. 현재 미국의 정책금리는 0~0.25%입니다. 정책금리 인하를 통해 시장에 영향을 끼칠 수가 없습니다. 반면 미국 정부는 경기부양책을 쓰기 위해 국채를 계속 팔아야 합니다. 이렇게 국채 물량이 많아지면 장기금리가 올라갈 수밖에 없고, 이는 경기회복을 더디게 할 겁니다. 이에 어쩔 수 없이 연준이 국채를 사주겠다고 나선 것입니다.

이번 결정에 왜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걸까요? 연준이 국채를 매입한다는 것은 그만큼의 돈을 찍어 시중에 내준다는 것입니다. 돈이 흔해지면 돈값이 싸지고 물가가 올라가게 됩니다. 자칫 초인플레이션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통화가치(달러값)도 떨어지게 됩니다. 물론 물가가 올라갈 기미가 보이면 중앙은행은 정책금리 인상 등을 통해 다시 유동성을 흡수하면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게 말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혹시 금리를 올리면 경제가 다시 거꾸러지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발목을 잡습니다. 머뭇거리다 보면 물가는 어느새 급등세로 변하고 뒤늦게 이를 잡으려면 초고금리 정책을 써야 할 수도 있습니다.

정부의 도덕적 해이 문제도 생깁니다. ‘어차피 중앙은행이 사줄 텐데 조금 더 발행해도 별 문제없겠지’ 하는 생각으로 국채를 발행하다 보면 나랏빚이 감당할 수 없게 쌓일 수 있습니다. 이런 부작용을 모두 알고 있을 연준이 이런 결정을 내렸다는 것은 그만큼 미국 경제가 어렵다는 방증일 겁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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