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추이
폭등세 멈췄지만 하향안정세는 미지수
글로벌 금융불안 요소 잠재
무역수지 등 외화수급 변수
글로벌 금융불안 요소 잠재
무역수지 등 외화수급 변수
19일 미국 중앙은행의 국채 매입 결정으로 전세계 금융시장에서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도 뚜렷한 급락세를 보였다. 한때 1600원선까지 넘나들며 국내 경제주체들을 긴장시켰던 환율 폭등세는 한동안 재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 대형금융회사들의 추가 부실 발생 등 글로벌 금융불안 요소들이 잠재해 있고 국내 외화수급 사정도 만만치 않아 원-달러 환율이 대세하락으로 접어들었다고 보기에는 이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25원 이상 급락해 한달여 만에 처음으로 1400원 아래로 떨어졌다. 이번달 초부터 원-달러 환율은 이미 하락추세로 돌아선 상태였고, 여기에 미 연준의 결정이 결정적인 한방을 먹였다. 이날 원-달러 환율(1396원)은 전고점인 3월2일 1570원과 비교하면 200원 가까이 급락한 것이다.
워낙 급하게 떨어진 만큼 이런 속도로 계속 내려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두현 외환은행 외환딜러는 “3월 들어 글로벌 달러 약세가 시작됐는데 원화가 가장 빨리 이를 반영하고 있다”며 “그동안 달러 매수를 미뤄왔던 수입업체들의 달러 매수세에다 외국인 배당금 송금을 위한 달러 수요가 대기하고 있어 1350원 밑으로 내려가기는 힘들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는 “하지만 적어도 1600원을 넘어가는 폭등세는 이제 끝났다고 본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하향안정세를 보일지는 글로벌 금융시장 상황과 무역수지 향방에 달려있다.
만약 미국 대형 상업은행이나 보험사의 파산 등 불안요소가 다시 부각되면 원화는 강세(환율하락)를 보이기 힘들다. 국제금융시장이 흔들리면 선진국 투자자들이 가장 먼저 이머징마켓에서 돈을 빼내기 때문이다. 이창희 우리선물 리테일영업팀장은 “미국에서 악재가 하나 나오면 폭등하고, 호재가 나오면 폭락하는 이런 상태는 안정화와 거리가 멀다”며 “지금은 추세가 전환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국제금융시장이 안정된다면 원-달러 환율은 국내 외화시장에서 달러 수급에 따라 결정된다. 이때 중요한 것은 무역수지다. 무역수지가 꾸준히 개선된다면 달러 공급이 늘어 원-달러 환율을 끌어내린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경기가 회복된다고 전제하면 환율은 하락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며 연말 최저 환율을 1250원대까지 내다보기도 했다.
안선희 황상철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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